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을 가까스로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7일 국회를 찾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조찬 모임에 참석한 이 교수는 “피눈물이 난다”면서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날 모임에는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중 김성찬 의원이 이 교수의 어깨를 잡고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
이 교수는 과거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석 선장은 2011년 1월 삼호 주얼리호를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구출하고 해적을 진압하기 위한 해군의 일명 ‘아덴만의 여명’ 작전의 성공을 도와 ‘아덴만의 영웅’이 됐다.
당시 해군의 참모총장(2010년 3월~2011년 10월)을 지내고 있던 인물이 지금의 김성찬 의원이다.
이 교수는 이날 석 선장의 수술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아주대 같은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를 한다고 의료계에서 뒷이야기가 아주 심했다”면서 “그런데 이 상태가 별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다.
또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이고 ‘오피니언 리더’”라면서 “(이분들이) 장관을 가지고 흔드는데, (김성찬 의원을 가리키며)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부터 이런 것에 너무너무 시달렸다. 이런 돌이 날아오면 저 같은 지방 일개 병원에서는 죽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당 의원들 앞에서 국내 권역외상센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일회성 예산 증액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권역외상센터 체계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는 “의원들이 좋은 뜻에서 예산을 편성하지만 밑으로 투영이 안 된다”면서 “외상센터는 만들었는데 환자가 없으니 (병원장들이 우리에게) 일반환자를 진료하게 한다”고 권역외상센터의 ‘실상’을 털어놨다.
이어 “국민에게 참담한 마음으로 죄송하다”면서 “(국민이) 청원해 예산이 늘어나면 외상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느냐.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귀순한 북한 군인을 치료한 이국종(뒷줄 오른쪽) 아주대학교 교수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용과 도전 제18차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김성찬(왼쪽)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은 2011년 1월 해군의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다. 이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일로 유명해졌다. 2017.12.7 뉴스1
이 교수는 과거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석 선장은 2011년 1월 삼호 주얼리호를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구출하고 해적을 진압하기 위한 해군의 일명 ‘아덴만의 여명’ 작전의 성공을 도와 ‘아덴만의 영웅’이 됐다.
당시 해군의 참모총장(2010년 3월~2011년 10월)을 지내고 있던 인물이 지금의 김성찬 의원이다.
이 교수는 이날 석 선장의 수술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아주대 같은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를 한다고 의료계에서 뒷이야기가 아주 심했다”면서 “그런데 이 상태가 별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다.
또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이고 ‘오피니언 리더’”라면서 “(이분들이) 장관을 가지고 흔드는데, (김성찬 의원을 가리키며)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부터 이런 것에 너무너무 시달렸다. 이런 돌이 날아오면 저 같은 지방 일개 병원에서는 죽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당 의원들 앞에서 국내 권역외상센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일회성 예산 증액에 그칠 것이 아니라, 권역외상센터 체계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7일 국회에서 열린 ‘포용과 도전’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외상센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2017.12.7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어 “국민에게 참담한 마음으로 죄송하다”면서 “(국민이) 청원해 예산이 늘어나면 외상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지 않느냐.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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