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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베이징 동메달 승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받고 싶다”

9년 만에 베이징 동메달 승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받고 싶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7-12-07 10:12
업데이트 2017-12-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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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을 많은 관중이 운집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받고 싶을 뿐이에요.”

9년 전 베이징올림픽 육상 여자 7종경기에 영국 대표로 출전했던 켈리 소더턴(41)이 선수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바람을 털어놓았다. 2012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맞춰 등 부상이 회복되지 않아 5년 전 은퇴한 그녀는 7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중들의 함성도 듣고 싶고 모든 이로부터 축하받는, 베이징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고 싶다”며 “조국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렇게 한다면 아주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도 났지만 이제는 메달을 받는 날을 기대하고 있으며 메달이 가져올 것들과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더턴은 당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타탸나 체르노바(러시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메달 박탈 결정에 항의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기한 항소가 최근 받아들여지지 않아 동메달을 승계한다. 당시 4위를 차지했던 류드밀라 블론스카(우크라이나) 역시 도핑으로 기록이 삭제돼 소더턴에게 동메달이 넘어온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7종경기 동메달리스트인 소더턴은 베이징 대회 여자 1600m 계주에서도 벨라루스와 러시아 대표팀의 실격으로 역시 동메달을 승계하게 됐다. 체르노바는 지난 2011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지만 역시 약물 문제로 박탈당해 제시카 에니스 힐(영국)이 금메달을 승계했다.

소더턴은 또 CAS의 기각 결정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난 다른 누구보다 빨리 알았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녀가 언제 동메달을 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IOC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CAS 결정에 이어 공식 기록을 변경하고 이를 알려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 절차가 완료되면 영국올림픽위원회(BOA)에 메달 재할당을 알리기 위해 접촉한다. 러시아육상연맹은 체르노바에게 메달을 돌려달라고 요청하지만 IOC는 메달 승격 선수에게 “시상식이 늦어질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에니스 힐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메달을 지난 여름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개최 기념 세계선수권대회 도중 목에 걸었다.

BOA는 소더턴, 영국육상연맹과 협력해 메달 수여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올림픽 개최기념 대회와 미국과 영국의 하루 친선경기가 내년 여름 예정돼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소더턴은 세 번째 동메달이 선수 경력의 마지막 메달이길 바란다며 체르노바보다 러시아의 시스템 탓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어떤 사람이라도 성인이 돼 사기 당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시스템이나 정권을 비난해야 할 것이다. 그게 우선이다. 체르노바의 마지막 메달이었는데 선수경력이 지워지게 됐다. 그녀가 치른 대가“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켈리 소더턴(영국)이 2008 베이징올림픽 육상 여자 7종경기 가운데 800m를 마친 뒤 동메달이 확정된 타냐나 체르노바(러시아)와 껴안으며 축하를 보내고 있다. 체르노바의 도핑 혐의가 확정돼 소더턴이 동메달을 승계하게 됐다. AFP 자료사진


켈리 소더턴(영국)이 2008 베이징올림픽 육상 여자 7종경기 가운데 800m를 마친 뒤 동메달이 확정된 타냐나 체르노바(러시아)와 껴안으며 축하를 보내고 있다. 체르노바의 도핑 혐의가 확정돼 소더턴이 동메달을 승계하게 됐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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