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2차 공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FTA를 폐기해도 된다는 강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통상당국에 주문했다.백일 울산과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폐기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기본 대응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회귀를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장은 “제조업 분야 개정 협상은 역진(逆進)하지 않는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면서 “보호 무역주의 회귀가 아닌 관세 추가 인하와 비관세 분야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농축산 업계는 “농업은 레드라인”이라는 정부 약속에 불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추가 시장 개방을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도 “필수식품인 낙농품을 농산물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FTA 개정 협상은 미국만 공격하고 한국은 방어하는 ‘미국만의 페널티킥’ 게임”이라면서 “통상주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농축산 분야의 추가 개방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농업 부문 개방이 확대된다면 실업자가 늘고 일자리 창출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핵심 기조가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토론자로 나선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의견 하나하나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7-12-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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