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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빨리 와주세요”…입실 앞둔 수험생의 다급한 전화

“아빠, 빨리 와주세요”…입실 앞둔 수험생의 다급한 전화

오세진 기자
입력 2017-11-23 16:56
업데이트 2017-11-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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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수능시험 고사장 입실 시간을 코앞에 두고 자신을 고사장까지 데려다주고 돌아가던 아버지를 다시 불러 큰절을 올린 한 수험생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수능시험장 입실 직전 아버지를 다급히 부른 뒤 큰절을 올린 수험생.  광주MBC
수능시험장 입실 직전 아버지를 다급히 부른 뒤 큰절을 올린 수험생.
광주MBC
광주 MBC는 이날 ‘“아빠, 빨리 와주세요” 수험생 아들의 다급한 전화’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50초 길이의 이 영상에 담긴 상황은 이렇다. 광주 MBC 기자인 전윤철(49)씨는 이날 오전 아들 준서(18)군을 태우고 집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광주 광산구 시험장에 입실 시간(오전 8시10분) 직전인 오전 7시 47분쯤 도착했다.

아들을 내려주고 곧바로 회사로 출근하던 전씨는 오전 7시 50분 아들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휴대전화 너머로 아들은 “아빠, 다시 지금 학교로 올 수 있어요? 올 수 있으면 빨리 와주세요”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씨가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지만 아들은 “지금 잠깐 와달라”고만 했다.

전씨는 아들이 혹시 수험표를 차에 두고 내렸나 생각하고 뒷좌석을 살펴봤지만 수험표는 보이지 않았다.

덜컥 겁이 난 전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곧바로 차를 돌려 시험장으로 내달렸다.

전씨가 시험장 정문에 도착하니 아들이 승용차 앞으로 다가왔다. 전씨는 다급하게 차 문을 열고 “왜 그래?”를 연거푸 외쳤다.
그 순간 아들이 운전석 앞으로 다가오더니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넙죽 큰절을 올렸다. 수능 시험을 보러 간 아들이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전씨는 ‘빨리 시험장에 들어가라’며 아들의 등을 두드렸다.

이런 전씨의 사연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을 광주 MBC는 유튜브에 올렸고, 이 영상은 누리꾼들로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전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오히려 안아주고 격려를 해줘야 하는데 아들이 큰절을 해서 많이 고마웠다”면서 “입실 시간이 촉박해서 따뜻하게 손도 잡아주지 못하고 빨리 가라고 재촉한 것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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