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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삼성·LG세탁기 ‘美 50% 관세’ 직격탄… 정부 “WTO 위배 검토”

[뉴스 분석] 삼성·LG세탁기 ‘美 50% 관세’ 직격탄… 정부 “WTO 위배 검토”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17-11-22 22:36
업데이트 2017-11-2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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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

美 수출 300만대 중 60%가 대상
부품 5만개 초과분도 50% 관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일(현지시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권고함에 따라 정부와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되면 적잖은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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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일(현지시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권고한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대형마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가 전시돼 있다. 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일(현지시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권고한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대형마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가 전시돼 있다.
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22일 서울 한국기술센터에서 세탁기업계와 민관 합동 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ITC의 권고안은 유감”이라면서 “아직 최종 결정이 나온 게 아닌 만큼 최종 결과를 보고 (WTO 협정) 위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ITC의 권고안은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120만대 미만의 물량에 대해서는 ‘부과하지 말자’는 의견과 ‘관세 20%를 부과하자’는 의견으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ITC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세탁기 부품에도 TRQ를 5만개로 설정하고, 초과분에 대해 관세 50%를 부과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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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ITC는 이들 의견을 각각 담은 2개의 권고안을 마련해 다음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를 내년 2월 초까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앞서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한국산 세탁기 전체에 대해 관세 50%를 물릴 것을 요구했고, 삼성전자·LG전자는 불가피하다면 145만대 초과분에 대해서만 50%를 부과하라고 요청했다. ITC의 권고안은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하지만 쿼터 이내 물량에 대해 관세 20%를 물리자는 의견이 채택되면 삼성전자·LG전자의 대미 세탁기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와 업계는 이날 대책회의에서 구제 조치가 불가피할 경우 쿼터 내 관세가 없는 안이 채택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두 업체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는 연간 300만대 안팎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기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수출 물량의 60% 정도가 ‘관세 50%’ 부과 대상인 셈이다. 전자업계는 이번 ITC 결정이 세탁기 완제품의 절반 이상을 현지 생산하고, 부품은 100% 현지화하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50% 관세에 대해 사실상 전량 현지 생산을 명령한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경우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100달러의 통관 가격으로 미국에 공급하면 국경을 통과하는 순간 가격이 150달러로 뛰게 된다. 여기에 유통업자의 마진이 붙어 소비자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제품 경쟁력은 순식간에 땅에 떨어지게 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관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로 한 자릿수인 영업이익이 그대로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7-11-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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