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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속옷 패션쇼 모델 비자거부는 당연한 보복

中, 속옷 패션쇼 모델 비자거부는 당연한 보복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7-11-20 15:35
업데이트 2017-11-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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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20일 열린 세계 최대 속옷 패션쇼 ‘빅토리아 시크릿’에 참여하려 했던 미국 모델 지지 하디드(22)와 팝스타 케이티 페리(33)의 중국 입국이 거부당했다. 두 사람은 중국 비자가 거부당해서 패션쇼에 참여할 수 없게 됐는데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9일 비자 거부는 두 스타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매년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올해 23회째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 패션쇼에는 중국인 모델도 6명이나 무대에 섰다. 여기에는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높은 모델’ 중 한 명인 중국 모델 리우웬도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선 모델 지지 하디드. 출처:야후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선 모델 지지 하디드. 출처:야후
환구시보의 영자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많은 사람이 지지 하디드와 케이티 페리가 패션쇼에 서지 못하는 것을 정치적 이유라고 의심하는데, 지난 2월 하디드는 아시아 인종을 비하하는 의미의 ‘찢어진 눈’을 흉내내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2년전 페리는 대만에서 공연하면서 대만 국기를 몸에 두르고 해바라기가 수놓아진 옷을 입어 중국 네티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바라기는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다.

이어 중국 언론은 하디드가 사죄를 하고, 페리도 지난달 중국에서는 중국법과 규제를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화난 마음을 풀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 스타의 비자 거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그동안 행적으로 미루어 충분히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받는 하디드나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페리는 보복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비자 거부가 중국에서 활동하려면 중국 법을 따라야 한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연예산업은 개방되어 있지만, ‘정치적 올바름’이 무시될 수는 없다”며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의 기본적인 가치를 어기는 스타들이 중국에서 공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중국 본토의 네티즌들은 홍콩이나 대만의 연예인들이 달라이 라마나 대만과 홍콩의 독립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든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자주 입씨름을 벌였다. 글로벌타임스는 해외 언론이 중국 네티즌들에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라고 가르칠 수 없다며 비자 거부를 비난한 서방 언론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번 비자 거부 사태는 중국 시장이 팽창하면서 더욱 예민해지고 영향력 행사까지 가능해진 중국 여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란 게 관영매체의 해석이다. 빅토리아 패션쇼도 1120억 위안(약 18조 6000억원)에 이르는 중국 여성 속옷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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