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178명… 사망자 46% 2세 이하
가해자 72% 친부모…계부 2.1%·계모 1.9% 극소수지난해 아동 36명이 학대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다. 지난해 2월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사망한 신원영(당시 7세)군 사례처럼 부모의 폭력과 방임 때문에 사망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원영이
신원영(7)군의 친부와 계모가 원영군을 암매장한 사실을 경찰에 자백한 12일 오전 경찰이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신군의 시신을 수습해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신체 학대로 죽는 아동이 크게 늘었다. 사망아동의 학대유형 중 ‘신체학대’ 비율은 2011년 15.4%에서 2015년 52.6%로 높아졌고 지난해도 32.0%였다. ‘방임’은 2015년 15.8%에서 지난해 22.0%로 높아졌다. 여러 학대유형이 결합한 ‘중복학대’도 2015년 31.6%에서 지난해 44.0%로 늘었다.
학대 행위자는 여성 비율이 66.0%로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부모의 학대에 의한 사망이 86.0%였고, 72.0%는 가해자가 ‘친부모’였다. 만 2세 이하 아동이 46%로 사망자 상당수는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영·유아였다.
전문가들은 친부모의 신체학대로 사망하는 아동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구조적 문제를 거론했다. 이미정 한국보육학회장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대부분 보육기관에 양육을 맡기다 보니 아이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적고 인내심도 부족해지면서 신체폭력으로 이어진다”며 “주변에 양육을 도와줄 사람도 없다 보니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고 폭력이라는 잘못된 결과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양극화로 한쪽에선 과잉보호, 다른 쪽은 먹고살기도 힘들어 아이를 위해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방임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학대 가해자도 친부모(76.1%)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계부(2.1%), 계모(1.9%)의 학대 사례는 극소수였다. 학대유형은 중복학대(48.0%), 정서학대(19.2%), 방임(15.6%), 신체학대(14.5%) 등의 순이었다. 성학대는 2.6%였다.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재학대 비율은 8.5%로 집계됐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장기 결석 등으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가정에 읍면동복지센터 공무원이 방문해 직접 확인하는 ‘위기 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7-11-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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