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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시아순방 마치는 트럼프…“무역 챙기고 인권 눈감았다”

첫 아시아순방 마치는 트럼프…“무역 챙기고 인권 눈감았다”

입력 2017-11-14 13:40
업데이트 2017-11-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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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탄압·필리핀 유혈 마약전쟁·중국과 베트남 언론탄압 ‘노코멘트’

14일 마무리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공과를 놓고 시선이 엇갈린다.

한국을 포함해 가는 곳마다 세일즈 외교 압력을 넣으면서 가시적인 무역 성과를 도출한 것은 미국인에게는 분명 선물 보따리가 될 수 있다.

순방의 최대 화두였던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돌발적이고 거친 언행을 자제하고 절제된 메시지를 던져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이 전통적으로 중시해온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에 대해선 언급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침묵을 지킨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의 비판이 거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아시아 순방에서 트럼프는 무역, 테러리즘,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터프한 발언에 주로 집중한 반면 이 지역의 만성적 인권침해에 대해선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버마(미얀마)의 로힝야족 탄압 논란은 물론 방문국인 베트남과 중국의 인권 문제에 침묵한 것이 그 사례로 지목됐다. 베이징에서는 권위주의 체제를 운영하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칭찬하기 바빴다고 일침을 놨다.

특히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으로 정부 공식 집계로만 3천 명 이상이, 비공식 집계로는 9천 명 가까이 숨진 것으로 나타난 필리핀에서 이 문제를 눈감은 데 비난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우리는 정말 좋은 관계”라며 친분을 쌓기만 하고, 무수한 청소년까지 희생된 필리핀의 유혈 마약단속 논란에 대해선 공개 언급을 삼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0분에 걸친 양국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가 잠깐 나왔다”고 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비판적 시각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필리핀 정부 측은 “정상회담에서 인권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밝혀 백악관 발표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면 반드시 인권침해 문제를 공개적으로 강조해온 전임자들의 행보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한 참모는 WP에 통상 인권 문제는 정상들과의 사적 대화에서 언급하는 게 관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 중 몇 차례 공개 언급한 적이 있다고 언론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한 것을 가리킨 언급으로 보인다.

그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절도죄로 체포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선수들의 석방을 시 주석에게 개인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순방 중 북한과 자국민 인권 문제만 거론한 셈이다.

또한, 백악관의 다른 관료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던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버마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며 “여러 동남아 정상들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까지도 아직 공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의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리처드 헤이다리안은 WP에 “트럼프 때문에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완전히 붕괴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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