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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완승한 롯데-신세계 ‘5년 전쟁’…‘한지붕 두가족’ 되나

롯데가 완승한 롯데-신세계 ‘5년 전쟁’…‘한지붕 두가족’ 되나

입력 2017-11-14 11:04
업데이트 2017-11-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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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터미널서 두 백화점 등 맞대고 영업 위기…“타협점 찾을 것”

국내 양대 유통 라이벌 간 5년을 끌어온 법정 분쟁에서 롯데가 신세계에 완승하면서 갈망하던 인천종합터미널 내 백화점 영업권을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백화점 전체 면적의 약 27%를 차지하는 신관은 여전히 신세계가 2031년까지 임차권을 갖고 있어 추후 양측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자칫 ‘한지붕 두 백화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신세계가 인천광역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원래 인천종합터미널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이 1997년부터 인천시와 20년 장기임대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2012년 9월 롯데가 인천광역시로부터 인천종합터미널 부지(7만7천815㎡)와 건물 일체를 9천억원에 매입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신세계는 “인천시가 더 비싼 가격에 터미널을 팔 목적으로 롯데와 접촉했고, 비밀리에 롯데 측에 사전실사·개발안 검토 기회를 주는 등 특혜를 줬다”며 인천시와 롯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법원은 “인천시가 터미널 매각 시 다른 업체들에도 매수 참여 기회를 줬기 때문에 롯데에만 특혜를 줬다고 볼 수 없다”며 인천시와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판단도 하급심과 같았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애초 신세계와 인천시가 맺은 임차계약 만료 시한이 오는 19일이어서 새 건물주인 롯데는 날짜에 맞춰 영업장을 비워달라고 신세계에 요구해왔지만, 신세계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나갈 수 없다”고 버텨왔다.

연 매출 8천억원대인 신세계 인천점이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은 매출 4위의 알짜배기 점포라는 것이 속사정이었다.

하지만 대법원도 하급심과 마찬가지로 인천시와 롯데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신세계는 더 버틸 명분이 없게 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개점 후 20년간 지역 상권을 함께 일궈온 고객, 협력회사, 협력사원, 직영사원들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롯데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7만9천300㎡(약 2만천평)와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5만6천200㎡(약 1만7천평)를 합친 총 13만5천500㎡(약 4만1천여평)에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아파트 단지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인 ‘롯데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대법원의 합리적 판단을 존중한다”며 “인수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38년간 축적된 유통 노하우로 인천터미널 일대를 ‘쇼퍼테인먼트’가 가능한 명실상부한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현재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입점돼 있는 브랜드를 승계해 운영하는 한편 오랜 기간 신뢰관계가 구축돼온 파트너사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가 2031년까지 임차권을 가진 증축 매장에 대해서도 양자간 적절한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신세계는 2011년 1천450억원을 투자해 터미널 부지에 1만7천520㎡(약 5천300평)의 매장을 증축했고, 자동차 870여대를 수용하는 주차타워도 세웠다.

새로 증축한 매장 면적은 전체 매장 면적의 27%에 달한다.

신세계는 이를 인천시에 기부채납하며 2031년까지 20년간 임차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신세계는 2011년 증축한 매장과 주차타워에서는 앞으로 14년간 더 영업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양자간 영업권 매매 등 적절한 타협점이 나오지 않으면 두 백화점이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영업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같은 건물에서 두 백화점이 영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31년까지 계약된 신관 건물의 잔존가치와 영업권에 대해 롯데와 신세계가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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