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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강훈련에 선동열 감독 “이건 훈련도 아냐”

대표팀 강훈련에 선동열 감독 “이건 훈련도 아냐”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10 14:04
업데이트 2017-11-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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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BC 대표팀, 실전 감각 회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앞둔 ‘선동열호’는 연일 강훈련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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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선동열 감독
답변하는 선동열 감독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과 넥센 히어로즈의 연습경기. 선동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수조는 강도 높은 장거리 달리기로 하체 강화에 힘을 쏟고, 야수조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펑고에 헉헉댄다.

배팅볼을 때리는 타격 훈련은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훈련이다. 보통 경기 전 15분가량 진행하는 타격 훈련이지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한 조에 30분 넘게 이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선수들은 “마치 스프링캠프에 온 것 같다”며 입을 모은다.

선동열(54)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훈련을 지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경기감각 회복이 급선무다. 최근까지 포스트시즌을 치른 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10월 초 시즌을 마감한 선수는 공백기가 1개월이 넘는다.

대표팀의 첫 소집훈련은 5일이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대회 개막은 16일이다.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통해 나름대로 경기감각 유지에 힘을 쏟았지만, 혼자서 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선 감독은 “아직 대부분 선수의 컨디션이 70∼80% 정도다. 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선수들의 감각 회복이 첫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더불어 강훈련이 선수단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24세 이하 선수가 주축인 이번 대표팀은 선수 간 나이 차가 적어서 마치 청소년대표팀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이때 적당한 긴장감은 대표팀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 활력소가 된다.

선 감독은 “이건 훈련도 아니다”라며 껄껄 웃고는 자신이 대학교 2학년 때 치른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합숙 훈련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선 감독은 4경기에 등판해 3경기에서 완투, 29이닝 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0.31로 대회 MVP를 수상했다.

이때 대표팀 포수 심재원이 선 감독의 제구력을 잡기 위해 강하게 몰아붙인 건 유명한 이야기다.

심재원은 선 감독이 자신이 미트를 가져다 댄 방향으로 던지지 못하면 아예 공을 잡지 않았다.

선 감독은 “지금이야 불펜이 있지만, 그때는 포수가 안 잡으면 공을 주으러 (마운드에서부터) 50∼70m를 뛰어가야 했다. 그거 뛰기 싫어서 좀 더 집중해 제구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투수들의 ‘러닝 훈련’을 강조하는 선 감독은 선배 눈치에 더 뛰어야 했던 35년 전을 떠올렸다.

선 감독은 “당시 대표팀에서 기온 35도인 한여름에도 양측 폴대 사이를 10번씩 왕복한 뒤 마운드에 섰다. 근데 꼭 심재원 선배는 내가 한 바퀴를 남겨놓으면 와서 ‘나한테 지면 한 바퀴 더 뛰어야 한다’며 전력 질주해 앞서갔다. 덕분에 매일 12∼13바퀴씩 뛰었다”고 했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주전 포수로 뛴 심재원은 프로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다 1994년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선 감독은 “(심재원 선배의 훈련이) 생각 자체는 참 좋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하면 큰일 날 것”이라며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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