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4시간 ‘황제급 영접’
시진핑, 황제만 다니는 길 따라자금성 역사·건축 등 직접 소개
트럼프 감탄사 연발… 경극도 봐
서양식 건축물 보온루서 茶 환담
‘경극 공연 언제 시작 하나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베이징 자금성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나란히 앉아 경극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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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5개국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 부부가 8일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함께 경극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중국은 취임 후 처음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에서 처음으로 만찬 연회를 여는 등 ‘황제급 대우’를 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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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40분(현지시간)쯤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3시 30분쯤 자금성에 도착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고, 느긋하게 궁궐을 산책하며 만추(晩秋)를 만끽한 뒤 경극도 함께 봤다. 만찬 연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때까지 4시간을 자금성에서 함께 보냈다.
시 주석은 ‘황제 코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역대 중국 황제 가운데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청(淸) 건륭(乾隆)제를 포인트로 삼았다. 만찬이 열린 건복궁(建福宮)은 건륭제가 가장 아끼는 유물을 보관했던 궁이다. 건륭제가 사망한 이후 광서제 때까지도 보물 창고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선통제)가 1922년 호기심에 이곳을 열었을 때 옥기, 자기, 명화, 황금 등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을 발견했다. 1923년 발생한 화재로 손실된 건복궁은 2000년에야 복원됐다. 지금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채 외교 행사가 있을 때만 공개된다.
앞서 시 주석은 자금성 내 보온루(寶蘊樓)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차를 마시며 덕담을 나눴다. 윈난성에서 재배한 보이차가 나왔다. 보온루는 자금성 내 유일한 서양식 건축물로, 자금성의 역사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3150상자, 23만건의 문화재가 보관된 곳이다.
자금성에서 경극 배우들 만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베이징 자금성에서 경극 배우들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함께 자금성 방문 중 경극을 관람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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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양국 정상 부부는 자금성 출입문이자 거대한 성문인 오문(午問)의 내금수교(內水橋)를 지나 태화전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중화전·보화전을 관람했다. 특히 이날 자금성 참관은 황제만이 다니는 길인 중축선을 따라 이뤄졌다. 시 주석이 자금성의 역사와 건축 문화를 직접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청나라 시대 연극 공연장이었던 창음각(暢音閣)으로 자리를 옮겨 손오공에 대한 내용을 다룬 경극 ‘미후왕’(美候王)을 함께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자금성을 내준 것은 중국의 전략적 판단이 잘 드러난다.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1인 천하’를 구축한 시 주석이 당대회 이후 중국을 처음 찾는 외국 정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정해 놓고 자금성 연회 일정을 통해 주요 2개국(G2)으로서의 위상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경극 배우들과 기념촬영하는 트럼프 부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네번째) 미국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왼쪽 세번째)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8일(현지시간) 베이징 자금성에서 경극 배우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시 주석 부부와 함께 자금성 방문 중 경극을 관람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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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