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RS 보고서 “中·日·러 개입”
펜스부통령 “압도적 무력 쓸 수도”美 최대 전략 핵기지서 北 압박
국무부 “북미 다양한채널 가동 중”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더라도 수일 만에 최대 30만명이 희생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뉴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의원들에게 전달된 62쪽 분량의 CRS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1분당 1만회가 발사되는 포 사격 능력을 감안한다면 한반도 전쟁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일으킬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만 쓰더라도 교전 초기 며칠간 3만~30만명이 숨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의 인구밀도를 고려하면 군사 충돌은 미국 시민 최소 10만여명을 포함, 남한과 북한 인구 2500만명 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RS는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과 일본, 러시아군이 신속히 개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전쟁에 미군이 대규모로 동원되고 많은 미군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전쟁에 개입하면 희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한반도를 넘어선 군사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우려 없이 군사행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함께,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외교를 재개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최대 전략 핵기지로 꼽히는 노스다코타주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압박 강도를 높였다. 다음달 3일부터 시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 위협에 맞서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계속하겠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을 지키기 위해 압도적 무력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에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요구하는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확실히 이어 가면서 추가 도발에는 군사옵션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그는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의 핵격납고 기지보다 더 강력한 부대는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우리의 핵억지력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태국 대변인은 북한 외무성 관리가 미·북 간 외교 채널의 부재를 암시했다는 CNN 보도와 관련해 “그런(북한과의 외교) 채널이 많고 여전히 가동 중”이라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10-30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