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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생생 리포트] 日 도쿄올림픽 금메달 속성재배 작전

[특파원 생생 리포트] 日 도쿄올림픽 금메달 속성재배 작전

이석우 기자
입력 2017-10-27 17:52
업데이트 2017-10-2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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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역도 등 세계 선수층 얇은 7종목 경쟁 심한 종목 선수·꿈나무 뽑아 수혈

최소 金 20~30개 획득 세계 3위 목표

2020년 도쿄올림픽이 3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정부가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늘리기 위한 또 하나의 ‘작전’에 돌입했다. ‘재팬 라이징 스타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이 계획은 세계적으로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일부 종목에 대한 꿈나무 발굴과 지원 계획이다. 단기간에 선수 육성과 메달 도전이 가능한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로 메달을 얻겠다는 시도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일본 열도 전역에서 13~18세 예비 후보들에 대한 선발이 진행되고 있다.

선발 대상은 다이빙, 역도, 여자 소프트볼, 여성 7인제 럭비, 보트, 핸드볼, 자전거 등 7종목이다. 일본 체육협회가 주관한 12개 항목의 후보 평가 내용을 보면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를 대략 짐작하게 한다.

“왜 하필 7개 종목인가?”라는 질문에 일본체육협회는 “메달 종목의 저변을 넓히고, 단기간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본이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이 일부 종목에 집중돼 있어 종목을 넓히지 않고서는 메달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이 하계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모두 142개, 90% 가까이는 유도, 레슬링, 체조, 수영에 집중돼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3위 성적을 목표로 하는 일본은 최소 20~30개가량의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종목에서 재능을 발휘할 만한 선수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메달 박스”이자 “장기 분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인기 종목에서 기량을 다져온 청소년 선수들이 종목 변경을 통해 이들 7개 분야로 끌어와 조기에 숙성시키겠다는 것도 주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3년 전 체조에서 다이빙으로 전향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26세의 쇼타 히사나가 선수가 하나의 시범 사례다. 쇼타 선수는 체조 국가대표였지만 선수층이 두껍고 경쟁이 심해 올림픽 참가도 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그 뒤 다이빙으로 전향해 체조에서 닦은 기량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닦아 온 “공중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 다이빙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NHK는 “일본수영연맹이 다이빙 분야에서 1000명의 지원자 가운데 7명의 후보를 선발했다”고 최근 전했다. 이들 가운데 쇼타 선수처럼 체조에서 전향한 청소년들도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스즈키 다이치 스포츠청 청장은 “다양한 경기 분야의 선수들을 선수층이 얕은 종목으로 옮겨 오게 하는 일을 제대로만 뒷받침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10-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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