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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향우’ 31살 총리…‘상왕’ 극우 부총리?

‘우향우’ 31살 총리…‘상왕’ 극우 부총리?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7-10-16 21:38
업데이트 2017-10-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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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새 총리 쿠르츠, 연정 파트너 자유당에 휘둘릴 것”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국민당이 ‘새로운 나치’로 비난받는 극우 성향의 자유당과 17년 만에 ‘우파 연정’을 구성할 전망이다. 제바스타인 쿠르츠(31) 국민당 대표가 최연소 총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우경화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 자유당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가 15일(현지시간) 빈의 한 방송국에서 총선 결과 관련 인터뷰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쿠르츠 대표는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선거 기간 동안 제시했던 난민 관련 공약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 AP 연합뉴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가 15일(현지시간) 빈의 한 방송국에서 총선 결과 관련 인터뷰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쿠르츠 대표는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선거 기간 동안 제시했던 난민 관련 공약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 AP 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첫 극우 부총리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이날 총선 개표를 거의 완료한 결과 국민당이 31.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고 자유당이 27.4%, 사회민주당이 26.7%로 뒤를 이었다고 발표했다. 유로뉴스는 부재자 투표 집계가 끝나는 19일쯤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부재자 투표 결과에 따라 2·3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1당이 확실한 국민당 쿠르츠 대표의 총리 취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동안 중도좌파 사회민주당과 중도우파 국민당이 번갈아 가며 1당과 2당을 차지하면서 대연정을 구성해 왔다. 하지만 집권 사회민주당의 불법 자금 스캔들이 불거지고 양당이 갈라서자 결국 이달 조기 총선을 실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자유당은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로 내각에 참여하고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48) 자유당 대표는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최초의 극우정당 출신 부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이슬람·난민 정책 힘받아

자유당은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했던 시기(1938~1945년) 나치 친위대로 복무했던 안톤 라인트할러가 1956년 창당한 정당으로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 정책에 반대해 왔다. 자유당은 1999년 총선에서 26.9%의 지지율을 얻어 기성 정치권에 진입했고 2000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도 했으나 이후 세력이 위축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의 승리는 난민 정책과 이슬람 문제를 주도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슈트라헤 대표는 평소 “이슬람은 오스트리아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반(反)이슬람 표심을 공략했다. 이에 쿠르츠 국민당 대표도 지중해 난민 루트 폐쇄, 난민 복지 축소 등을 약속하며 자유당으로 옮겼던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 일부를 돌려세웠다. 슈트라헤 대표가 쿠르츠 대표와 같은 대중적 인기는 없지만 자유당을 재건해낸 노련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연정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왼쪽)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 AFP 연합뉴스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왼쪽)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
AFP 연합뉴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오스트리아 유권자들이 극우로 선회한 것은 독일과 달리 나치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극우정당의 역사적 오점이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유당의 연정 참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쿠르츠 총리가 국정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10-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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