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협정 준수 불인증”… 사실상 파기 수순

입력 : 2017-10-13 18:10 ㅣ 수정 : 2017-10-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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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新이란전략 발표
의회, 60일 내 제재 재개 여부 결정
“협정 파기 땐 北에 핵개발 명분 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후 새로운 대(對)이란 전략을 발표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대통령이 13일 이란 전략을 발표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연설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연설에는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재인증 여부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군 수뇌부와 이란 핵협정 등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이란은 핵 합의 정신에 부응하지 않아 왔다”면서 “곧 이란에 대해 (뉴스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란 핵협정을 ‘최악의 합의’로 혹평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협정 준수를 재인증하지 않으면서 재협상 또는 파기를 위한 수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핵협정은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간 맺은 것으로, 이란은 핵개발을 중단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다. 협정 타결 이후 제정된 코커-카딘 법에 따라 미 정부는 이란이 JCPOA를 제대로 준수하는지를 90일마다 인증해 의회에 제출해야 하며, 의회는 이를 근거로 대이란 제재 면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미 정부가 협정 준수 인증을 하지 않는다고 이란 핵협정이 당장 파기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협정 준수를 인증하지 않거나 판단을 유보하면 의회는 60일 안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지를 논의해 결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파기가 북한에 핵개발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이미 나온 협상마저 찢겠다고 얘기하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북정책 및 핵협상 전문가로 이란 핵협상에도 깊이 관여했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뒤집는다면, 이는 미국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고 따라서 대북 외교를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10-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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