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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소통 리더십’…짧지만 강렬했던 ‘감독 조진호’의 4년

못다 핀 ‘소통 리더십’…짧지만 강렬했던 ‘감독 조진호’의 4년

입력 2017-10-10 14:56
업데이트 2017-10-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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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주신 팬들께 승리로 보답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시 재정비해서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8일 페이스북 글)

10일 오전 심장마비로 44세라는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의 대표적인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2013년 12월 대전시티즌 대행을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한 건 4년이 채 되지 않지만,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를 오가며 묵묵히 성과를 내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대전 대행에 오른 지 5개월 만에 정식 감독에 임명된 조 감독은 2014년 대전의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을 일궜다.

승격 이후 2015년 5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지만, 지난해 상주 상무 지휘봉을 잡아 팀을 클래식 상위 스플릿(6위)으로 이끌어 저력을 재확인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선 클래식 승격을 노리는 부산의 부름을 받고 다시 챌린지 무대 도전에 나서 팀을 최상위권으로 이끌던 중이었다. 8일 경남FC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기 전까지 부산은 5승 5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선두를 위협했다.

조 감독의 지도력은 주로 ‘소통 리더십’으로 요약됐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그는 30세인 2003년부터 여러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로 쌓은 경험을 살려 선수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부산이 조 감독을 영입하면서 우선 요인으로 꼽은 것도 “젊은 감독의 장점을 살려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팬들에게도 조 감독은 소통할 줄 아는 친근한 지도자였다. 일정이 많고 성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현직 프로팀 감독으로는 드물게 시즌 중에도 틈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직접 대화했다.

조 감독의 지휘 속에 부산은 올 시즌 챌린지 2위를 사실상 굳혔다. 클래식으로 직행하는 1위는 경남에 내줄 것이 유력해졌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충분히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였던 터라 갑작스러운 별세는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 8일 경남전에서 패하고 나서도 조 감독은 페이스북에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지만 아쉽게 결과 만들지 못했습니다. 팬들께 승리로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이틀 만에 조 감독의 이 다짐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어 버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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