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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연구원 이윤수 박사 “북한 핵실험으로 백두산 분화 가능성 낮다”

지질연구원 이윤수 박사 “북한 핵실험으로 백두산 분화 가능성 낮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9-25 14:23
업데이트 2017-09-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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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차 핵실험 도발을 강행한 뒤로 북한 지역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두산 분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은 100년 이상 잠자고 있는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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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대규모 산사태 흔적
北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대규모 산사태 흔적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이전 5차례 핵실험 때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다음날인 지난 4일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오른쪽)에 해발 2205m인 만탑산 일대에 광범위한 산사태가 발생해 곳곳이 허물어지고 함몰된 모습이 포착됐다. 왼쪽은 지난 1일 촬영된 사진. 38노스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25일 연합뉴스를 통해 “인공지진으로 화산 분화가 일어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백두산 분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에서 백두산까지 거리는 114㎞다. 백두산은 1903년 마지막 분화를 했는데, 2000년 들어 백두산 천지 주변에선 매달 10~15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진파 측정 결과 백두산 밑에는 거대한 마그마 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백두산이 분화하면 2010년 아이슬랜드 화산 분화의 1000배 이상의 규모가 되면서 한반도와 중국에 끔찍한 재앙을 초래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박사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지질학 분야에서는 선례를 중시한다”며 “1972년 미국 알래스카 알루션 열도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규모의 수백배에 달하는 5메가톤급 핵실험(지진규모 7.4)을 수행한 적이 있었는데, 인근 60∼80km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해저 화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규모 9에 달하는 자연지진이 5번 일어났는데, 동일본 대지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화산활동을 유발했다”면서 “미국 핵실험 당시 ‘지반이 흐른다’고 할 정도로 강한 충격이 일어났고, 미국 측 전문가들도 화산활동에 대한 연구를 했지만 인공지진이 분화를 유발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핵실험 시 전방위로 파괴력이 강한데 어떻게 화산 분화가 일어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의 파형이 서로 다르다는 특징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박사는 “인공지진 주파수는 자연지진과 다르다”며 “마그마를 충분히 흔들 수 있도록 공조시킬 수 있는 저주파수가 인공지진에서도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질이나 마그마가 지역마다 다르므로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심부 시추를 통해 마그마의 연동과 전해지는 시그널 등에 대해 추가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위한 국내 연구기관·대학 과학자들의 모임인 한국 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ICDP) 백두산 화산마그마연구그룹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14년부터 중국과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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