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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논란’ 아랑곳없는 자사고 열기…서울 설명회 2천여명 몰려

‘폐지 논란’ 아랑곳없는 자사고 열기…서울 설명회 2천여명 몰려

입력 2017-09-19 16:46
업데이트 2017-09-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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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보내도 될까” 분위기 탐색 온 학부모도 많아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을 폐지하기로 하는 등 자사고 폐지·축소 움직임 속에서도 자사고에 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

19일 서울지역 자사고 22곳이 공동 개최한 연합 입학설명회가 열린 서울 중구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대강당은 평일 오후임에도 학부모와 학생들로 가득 찼다. 1천800여석 규모 강당 1층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고, 2층의 300석도 대부분 채워졌다.

다소 습한 날씨에 많은 인원이 몰린 탓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흘렀지만, 학부모들은 마치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처럼 자율형사립고연합회가 배포한 설명자료를 밑줄까지 그어가며 꼼꼼히 살펴봤다.

입시전문가들의 강연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간간이 들리던 작은 수군거림마저 사라졌다.

중간에 자리를 뜨는 학부모는 거의 없었고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종종걸음으로 나갔다가 재빨리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자녀를 꼭 자사고에 진학시켜야겠다는 부모 못지않게 자사고에 진학시켜도 되는지 탐색해보려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중학교 3학년인 자녀가 자사고 진학을 희망한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혁신학교를 다니는데 공부하는 학생만 하고 안 하는 아이는 안 한다”면서 “자사고에는 공부에 관심과 의지가 있는 학생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해 진학을 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사고에 보낼지 말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교육정책과 제도가 자주 바뀌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스러운 마음에 설명회를 왔다”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온 중2 학생 어머니는 “자사고에 보내고 싶은 마음과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반반”이라면서 “학습 분위기가 일반고보다 낫다고 해서 보내고 싶은데 자사고를 없앤다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니 주저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부모들과 달리 학생들은 자사고 폐지 논란에 대체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마포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정모(16)양은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수학능력시험 등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더 좋다고 해서 자사고에 가고 싶다”면서 “내가 다니는 동안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교육프로그램이나 선생님들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의 한 중학생 김모(16)양은 “오빠가 자사고에 다니는데 학교 분위기가 좋아 보여 자사고 진학을 원하게 됐다”면서 “자사고를 없앤다는 말이 계속 나오지만, 실제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자사고연합회장인 오세묵 중동고 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지금처럼 교육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오리무중인 적은 없었다”며 작심한 듯 정부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을 ‘외눈박이 평등론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오 교장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이번 정부는 준비되지 않고 설익은 ‘오년지졸계’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학부모 상당수가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자사고들은 자사고이기 이전에 지역 명문고”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자사고를 지켜낼 것이고 이를 위해 플랜 A·B·C를 준비해뒀다. 걱정하지 말고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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