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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서울, 도쿄 한·일 축제/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서울, 도쿄 한·일 축제/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09-17 17:32
업데이트 2017-09-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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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 것’에 대한 거부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왜색(倭色) 짙은 노래는 특히 심했다. 70년대 유흥업소에서만 틀던 왜색 음반을 차량에서 듣는 사례가 늘어나자 고속버스, 관광버스, 자가용 승용차를 집중 단속하라고 전국에 시달한 문공부 공문은 역사의 유물이 됐다. 야당 시절부터 일본 문화의 개방을 주장해 온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의 도쿄 정상회담에서 대담한 개방을 약속하면서 양국의 문화는 물과 공기처럼 서로의 안방으로 흘러들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05년,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지정된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해 서울 대학로에서 ‘한·일 축제 한마당’이 처음 열린다. 거리를 통제하고 일본의 전통 마쓰리(축제)인 ‘아키타 간토’, ‘아오모리 네부타’를 공연하는 ‘대사건’이 일어난다. 몇 년 전이라면 어림없을 이 왜색 가득한 축제에 무려 5만명이 참가했다. 그 ‘한·일 축제 한마당’이 올해로 13회를 맞아 9월 24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다.

축제 테마는 ‘함께 나아가자 한마음으로’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는 양국의 마음을 담았다. 한국보다 4년 늦은 2009년부터 도쿄 도심의 히비야 공원에서 열리는 ‘일·한 교류 마쓰리’의 올해(9월 23~24일) 테마도 한국과 같은 ‘共に步もう 心ひとつに’이다.

니혼분리대학 치어리딩팀 ‘브레이브스’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아이돌 그룹 타이티의 K팝, 일본 아이돌 크라드네스의 J팝이 하이라이트이다. 한국의 청사초롱, 일본의 쵸칭을 선두로 부산기병대, 김덕수 사물놀이 등이 관람객과 함께 행진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스시와 일본 사케를 체험할 수 있는 먹을거리도 매년 인기 높은 코너. 한복과 일본의 기모노, 유카타 같은 전통 의상도 체험할 수 있다.

양국의 민간으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각각 주최하는 두 축제는 역사와 정치의 장벽을 넘어 문화로 만나는 시민들의 순수한 교류이다. 자원봉사자 모집에 정원의 두 배가 지원할 정도로 인기다. 도쿄 축제에는 한류 여성팬들이, 서울 축제에는 젊은 세대의 참가가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서울 축제에는 어떤 귀빈이 올지도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이낙연 총리, 강경화 외교·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고루 초청장을 보냈다. 일본통인 이 총리의 참석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한·일관계가 나빴던 2013년 9월 도쿄 축제에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참석했는데,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깜짝 등장’하면 어떨까.
2017-09-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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