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美 흑인 쏜 백인 경관 무죄… “흑인 생명도 중요” 불복종 시위

美 흑인 쏜 백인 경관 무죄… “흑인 생명도 중요” 불복종 시위

김민희 기자
입력 2017-09-17 22:12
업데이트 2017-09-17 22: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000여명 참가… 33명 연행, 한 달 만에 흑백갈등 재현 조짐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흑인 운전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찰관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계기로 흑인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 이후 약 한 달 만에 또다시 흑백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이미지 확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시내에서 흑인 운전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관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를 16일(현지시간) 경찰이 진압하고 있다. 이날 시위대 1000여명은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고 쓴 피켓 등을 들고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하는 과정에서 33명이 연행되고 경찰관 10여명이 다쳤다. 세인트루이스 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시내에서 흑인 운전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관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를 16일(현지시간) 경찰이 진압하고 있다. 이날 시위대 1000여명은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고 쓴 피켓 등을 들고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하는 과정에서 33명이 연행되고 경찰관 10여명이 다쳤다.
세인트루이스 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세인트루이스 시내에서 시위대 1000여명이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No Justice, No Peace) 등의 구호를 외쳤고, 시위대 일부는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관을 공격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연행하는 과정에서 33명이 붙잡혔고 경찰관 11명이 다쳤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이어 이날 낮에도 200~300명의 시위대가 모여들어 웨스트카운티 체스터필드몰 등지에서 유리창을 부수고 경찰에 물건을 던지는 등 시위를 이어 갔다. 이날 연행된 사람의 숫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시위는 2011년 백인 경관 제이슨 스토클리의 흑인 운전자 총격 사건 판결 때문에 불거졌다. 스토클리는 마약거래 검문 과정에서 의심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차 안으로 총을 쏴 흑인 앤서니 라마 스미스를 숨지게 했다. 스토클리는 스미스가 총을 갖고 있어 방어 차원에서 발포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스토클리는 1급 살인 및 불법무기 사용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 사건을 심리한 순회법원 티모시 윌슨 판사는 15일 “경관이 자기 방어 차원에서 행동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합리적 증거가 없다”며 스토클리에게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스토클리는 배심원 재판 대신 판사 재판을 택했다.

이번 사건은 과거 로스앤젤레스(LA) 흑인 폭동을 유발한 로드니 킹 사건이나 미주리 소도시 퍼거슨에서 흑인 소요 사태를 불러일으킨 마이클 브라운 사건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의 활동가들은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에릭 그레이튼스 미주리 주지사는 “폭력과 기물 파손은 시위가 아니라 범죄”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록밴드 U2의 콘서트 등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3개의 공연이 취소됐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09-18 12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