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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단서 첫 발견…우주 오염 우려 ‘불꽃 은퇴’

외계생명체 단서 첫 발견…우주 오염 우려 ‘불꽃 은퇴’

심현희 기자
입력 2017-09-14 22:26
업데이트 2017-09-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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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니호’ 20년 임무 종료

오늘 토성 대기권 진입해 산화
“마찰열로 1분 안에 사라질 것”
송신하며 불타 ‘죽음의 다이빙’
혹시 모를 생명체 보호하려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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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연구팀이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시니호가 15일 토성 대기권에 진입해 산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1997년 10월 15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한 카시니호는 지난 14년 동안 토성과 그 위성인 타이탄, 엔켈라두스 등을 다니며 물의 존재를 확인해 생명체 서식 가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패서디나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연구팀이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시니호가 15일 토성 대기권에 진입해 산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1997년 10월 15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한 카시니호는 지난 14년 동안 토성과 그 위성인 타이탄, 엔켈라두스 등을 다니며 물의 존재를 확인해 생명체 서식 가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패서디나 AFP 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무인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20년의 긴 여정 끝에 임무를 마치고 15일 토성 대기권에 진입해 산화하는 ‘죽음의 다이빙’을 시작한다. 카시니호는 지구 이외 다른 행성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해 생명체 서식 가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해 왔다.
카시니호가 근접촬영한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 표면의 모습. AP 연합뉴스
카시니호가 근접촬영한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 표면의 모습. AP 연합뉴스
카시니호 탐사를 이끈 사우스웨스트 연구소 헌터 웨이트 박사는 13일(현지시간)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시니호가 15일 토성 대기권에 진입해 산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카시니호가 지난 11일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지나친 뒤 12일부터 마지막 임무를 위해 토성 대기권에 접근하기 시작했다”며 “토성 대기 속으로 들어가면 뜨거운 마찰열로 1분 안에 불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카시니호가 토성 대기에서 자료를 보내는 동시에 불타 사라진다고 해서 마지막 임무에 ‘죽음의 다이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근 22번째 토성 고리 진입 및 탐사 활동을 마친 카시니호는 연료가 거의 바닥나 곧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에 나사는 카시니호를 토성 대기권 진입과 함께 산화시키기로 결정했다. 스티브 월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팀장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제어가 불가능한 카시니호가 토성의 위성인 엔켈라두스나 타이탄에 떨어질 경우 선체에 묻어 있을지 모르는 지구 미생물과 핵연료에서 나온 플루토늄 방사성물질이 생명체가 사는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나사는 같은 이유로 8년간의 임무를 마친 갈릴레오 탐사선도 2003년 9월 목성 대기에서 불태우는 방식으로 폐기했다.

카시니호는 토성 대기권에서 파괴되기 직전 안테나를 지구 쪽으로 돌려 토성 대기를 분석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마지막 임무를 마친 뒤 사라질 예정이다. 토성 대기권은 75%가 수소이고 나머지는 헬륨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구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카시니호는 1997년 10월 15일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7년 뒤인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하며 본격 탐사에 돌입했다. 인류가 보낸 탐사선으로는 처음으로 토성 둘레를 공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카시니호는 토성과 타이탄, 엔켈라두스 등을 다니며 지구로 영상과 사진, 분석 자료 등을 전송했다.
카시니호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잡은 것이다. 카시니호는 2005년 엔켈라두스에서 거대한 수증기 기둥과 얼음으로 덮인 분출물을 촬영해 물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 당시 카시니호가 보내온 사진과 영상 등을 분석해 엔켈라두스의 물기둥에서 수소분자와 이산화탄소를 탐지한 나사는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한다”는 내용의 중대 발표를 하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9-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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