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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광장] 소셜벤처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래/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자치광장] 소셜벤처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래/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입력 2017-09-07 22:38
업데이트 2017-09-0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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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13%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잠재 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한 체감 청년 실업률은 24%다. 요즘 청년들은 뛰어난 외국어 실력에 자격증 2~3개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최고의 스펙을 갖고 있지만 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 고통받고 있다.

누군가는 창업이 대안이라고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청년 창업기업의 5년 이내 생존율은 고작 27.3%다. 10개가 창업하면 5년 안에 7개 기업이 폐업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소셜벤처’라 부르며, 사회적 가치 실현과 경영적 효율성, 사업성과의 확장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해외에서는 소셜벤처 기업이 새로운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미국의 ‘탐스슈즈’와 영국의 ‘빅이슈’가 대표적이다. 탐스슈즈는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기부한다. 빅이슈는 유명인의 재능기부로 잡지를 제작하고 판매권을 노숙인들에게 부여해 그들의 자활을 돕는다.

성동구에도 2014년 서울숲 주변에 소셜벤처 기업 12곳이 태동했다. 현재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술심리치료 과정에서 창안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든 폰케이스와 다이어리, 가방 등을 판매하는 ‘마리몬드’,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채용해 물류대행 서비스업을 하는 ‘두손 컴퍼니’ 등 180여개 업체에 3000여명이 활동하며 ‘소셜벤처밸리’를 형성했다.

소셜벤처 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모두 사회혁신가다. 일부에서는 소셜벤처 기업가를 자산사업가로 인식하지만, 이들은 고용 없는 성장 시대를 사는 청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뿐 아니라 사회적 비즈니스 영역을 새롭게 개척해 윤리적 부를 창출하고 있다.

성동구는 이들과의 협업을 위해 ‘청년 소셜벤처 기업 지원 육성 및 생태계 조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소셜벤처 기업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지원정책의 원칙과 체계를 세운 최초의 법규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탐스슈즈와 빅이슈를 키워 낼 것이다.

청년 소셜벤처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고 사회적 책임의식과 경영역량을 겸비한 청년 사회 혁신가들이 더 많이 배출된다. 이들은 또 다른 소셜벤처를 창업하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좋은 사회를 바라는 착한 마음, 혁신을 지향하는 진취적 정신, 담대한 비전과 기술·문화적 선진성을 가진 청년 사회 혁신가들과 공공이 함께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2017-09-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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