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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광화문 지하서 나오는 데 5년 걸렸다

장애인들, 광화문 지하서 나오는 데 5년 걸렸다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7-08-24 17:36
업데이트 2017-08-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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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등급제 폐지 등 요구 농성… 정부 단계적 수용 발표에 “해산”

오늘 박능후 복지부장관과 면담… 새달 5일 농성 종료 공식화

장애인 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인 수용시설정책 폐지를 요구하며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5년간 농성했던 장애인들이 다음달 5일 농성을 마무리한다. 1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 관계자들은 25일 오전 9시 40분부터 35분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만남을 갖고 농성 종료를 공식화한다. 다음달 5일은 장애인 인권단체인 ‘전국 장애인 차별철폐연대’가 설립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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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보도에 설치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 농성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단체 관계자들은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만난 뒤 다음달 5일 농성을 끝낼 예정이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4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보도에 설치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 농성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단체 관계자들은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만난 뒤 다음달 5일 농성을 끝낼 예정이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광화문역 지하보도에는 빈곤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한 장애인 18명의 영정이 놓여 있다. 박 장관은 장애인·빈곤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영정에 헌화할 예정이다. 복지부 장관이 장애인 농성장에 직접 찾아가 헌화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박 장관은 장관 취임 전부터 “복지부 장관이 장애인을 만나지 않으면 누가 만나겠느냐. 꼭 직접 가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듣겠다”는 소신을 밝혀 왔다. 박 장관은 지난달 31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가 열린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 앞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요구하는 장애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까지 찍은 바 있다.

장애인단체 농성 종료는 문재인 정부가 장애인 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현실화됐다. 복지부는 지난 10일 모든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18∼2020년)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부터 주거급여를 시작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박 장관은 장애인·빈곤단체가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장애인 등급제 폐지와 관련한 민·관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이번 간담회에서 수용한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다만 장애인·빈곤단체들은 장애인 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7-08-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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