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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피부로도 흡수”…허송세월 정부 비난 빗발

“살충제 피부로도 흡수”…허송세월 정부 비난 빗발

입력 2017-08-17 21:50
업데이트 2017-08-1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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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양계잡지 “치명적” 제기…정부 실태 파악·대책 마련도 안해

닭 진드기 퇴치에 쓰는 살충제가 호흡기는 물론 피부로도 흡수돼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입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에서는 피프로닐 외에도 닭에 써서는 안 되는 고독성 살충제를 광범위하게 써 왔지만 정부는 해외에서 파문이 일기 전까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17일 대한양계협회가 발간하는 ‘월간양계’ 2013년 10월호의 ‘닭 진드기의 특성과 대처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닭 진드기 약제는 닭뿐만 아니라 약제 살포자에게도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살충제 성분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약제를 뿌릴 때는 장갑, 마스크, 장화, 방역복 등 충분한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고 피부가 노출되기 쉬운 얼굴, 소매까지 꼼꼼하게 감싸야 할 정도로 독성이 높다. 보고서는 또 “1차 약제 살포 뒤 1주일 뒤에 2차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며 “진드기를 구제하려다 닭에게 독성을 일으켜 진드기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독성 살충제는 산란계 농가에서 이미 과거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지만 15년이 지나도록 정부 차원의 전면적인 조사는 없었다. 전남대 수의학과에서 2003년 발표한 ‘전남지역 닭의 외부 기생충 감염 실태 조사’ 논문에 따르면 전남 지역 99개 농가를 조사한 결과 32곳이 카바메이트계 살충제를, 13곳은 유기인계 살충제를 쓴 것으로 밝혀졌다. 32곳은 2개 약제를 섞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고음은 점점 커졌다.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달걀 잔류 농약 검사가 3년 동안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박용호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도 “산란계 농가의 61%가 살충제를 쓴다”는 조사결과를 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법은 있는데 상시 검사 시스템이 매우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7-08-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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