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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결의 이후] 대북 제재 잉크도 마르기 전 美·中 공조 삐걱… 회의론 ‘고개’

[대북 제재 결의 이후] 대북 제재 잉크도 마르기 전 美·中 공조 삐걱… 회의론 ‘고개’

한준규 기자
입력 2017-08-07 23:34
업데이트 2017-08-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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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수출 이미 막혀 타격 미미…일부 亞국가들 北과 거래 여전

中 ‘사드’라는 쓴 약 안 삼킬 것
중·러 “쌍중단 통한 6자 재개”

지난 5일(현지시간) 결의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과 관련, 역대 최고 강도라는 평가 속에서도 효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빠지면서 이번 제재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제재의 핵심인 미국과 중국 간 공조도 취약해 언제든 삐걱거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속도를 볼 때 제재가 늦은 감이 있고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며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완전한 제재 이행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석탄 수출길이 막혀 있기 때문에 이번 제재로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도 지난 2월 ‘북한 석탄의 연내 수입 전면 중단’을 선언해 3월 이후 4개월째 북한으로부터의 수입 규모가 ‘0’을 기록 중이다. 북한의 석탄 수출은 통상 전체 수출 30억 달러의 3분의1을 차지해 왔기 때문에 이번 제재는 산술적으로는 북한 수출에 대한 ‘3분의1 제재’인 셈이다.

장롄구이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7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새로운 안보리의 제재는 북한의 핵 노선을 바꿀 만큼 충분하게 압박을 가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북 원유 금수가 빠진 것에 대해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처지인 북한에 석유 공급이 중단됐더라면 북한의 전면전 준비 태세를 크게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제재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한반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한 북핵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못 한다’며 한·미를 동시에 압박하고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필리핀 마닐라의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 발사대 임시 배치에 대해 “개선되는 양자(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며 “사드는 한국의 정당한 방위 요구를 넘어서고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훼손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교수는 이날 관영 글로벌타임스 기고에서 “중국은 ‘사드’라는 쓴 약을 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재의 회의론과 중국의 사드 반발 등을 의식한 듯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군사옵션 등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유효하다고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옵션은 항상 테이블 위에 있다”며 “이제 북한은 우리가 장난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중국은 필리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별도 회담을 갖고 북이 요구하는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통한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는 데 뜻을 모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8-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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