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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 전쟁 피해만 기억하는 日

아베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 전쟁 피해만 기억하는 日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8-06 22:36
업데이트 2017-08-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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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폭 투하 72주년

태평양전쟁 도발 ‘가해’는 간과
日 주요정당 최초 공명당 대표, 한국인원폭희생자 위령비 헌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원자폭탄 투하 72주년을 맞아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평화기원식’에서 “일본은 핵보유국과 비보유국 양측에 (비핵화를) 호소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논의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명당 대표 “함께 평화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공명당 대표 “함께 평화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일본 연립여당의 일원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앞줄 왼쪽 두 번째) 대표가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2주년인 6일 소속 당 의원들과 함께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일본 주요 정당 대표가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로시마 연합뉴스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2주년인 6일 마쓰이 가즈미(오른쪽) 히로시마 시장이 새로 추가된 원폭 희생자 명단을 건네받고 있는 모습. 히로시마 AP 연합뉴스
미국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2주년인 6일 마쓰이 가즈미(오른쪽) 히로시마 시장이 새로 추가된 원폭 희생자 명단을 건네받고 있는 모습.
히로시마 AP 연합뉴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그 비참한 체험(최초 원폭 투하)의 기억들을 세대와 국경을 넘어 인류가 공유하는 기억으로 승계해야 한다”면서 “세계인들이 피폭의 비참한 실상을 평화에 대한 소원으로 새롭게 하고 젊은 세대에게 피폭 체험을 전하는 일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이 세계 유일의 피폭 국가임을 부각시키면서 전쟁의 피해자임을 강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 등 국수 세력들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도발했다는 ‘가해 사실’을 간과하면서 피폭 국가라는 피해를 부각시켜 왔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도 이 같은 기존 생각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행사를 주관한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이날 평화선언을 통해 지난달 유엔본부에서 핵무기금지조약이 채택된 점을 거론하며 “각국이 핵 폐기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별도 회견에서 방위대강에 대한 재검토는 이뤄져야 하지만 자위대의 북한 등 적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 검토는 계획에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일본 주요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가 이날 위령제가 열린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원폭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헌화했다. 주히로시마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야마구치 대표는 사이토 데쓰오 중의원과 야마모토 히로시 참의원, 당 소속 지방의원 등 20명과 함께 이날 오전 한국인원폭희생자 위령비를 찾았다.

야마구치 대표는 서장은 히로시마 총영사가 방문에 감사의 뜻을 표하자 “함께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함께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평화공원 내 한국인원폭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히로시마본부 주최로 한국인 희생자 추모 위령제가 열렸다.

히로시마평화공원에는 지난 1년간 숨진 11명의 피폭자를 포함해 2734명의 한국인 피폭 희생자 명부가 봉납됐다. 한국인원폭희생자 위령비는 1970년에 건립됐으며 민단 히로시마본부 측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당시 최소 2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8-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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