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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분노…러시아스캔들 수사 손뗀 법무장관은 ‘배신자’

트럼프의 분노…러시아스캔들 수사 손뗀 법무장관은 ‘배신자’

입력 2017-07-26 11:23
업데이트 2017-07-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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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으면 가차 없이 매도하는 사업가적 근성 드러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4개월 전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로부터 자신의 제척을 공표한 데서 비롯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참모진은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로부터 자신을 제척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지만 세션스 장관은 법무부의 전례와 앞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의 ‘이익 상충’을 피하기 위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 게이트 수사로부터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세션스 장관은 더구나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대사와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신에 대한 야당의 점증하는 정치적 압력 속에 제척 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황당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일간 가디언은 25일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감독하게 될 법무부 수장이 자신의 통제권에서 사라짐으로써 커다란 정치적 위험에 노출됐을 뿐 아니라, 자신의 강력한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세션스 장관이 제척 결정을 강행함으로써 외부적으로도 어리석고 무력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남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세션스 장관의 제척 결정은, 자신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요하면서 헌법상 절차나 윤리 규정은 염두에도 없는 트럼프에게 개인적 배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울러 세션스의 결정은 트럼프가 그동안 민주당에 의한 마녀사냥 등 하찮은 사건으로 무시해온 러시아 게이트에 새로운 무게감과 심각성을 부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러시아 게이트는 이제 법무장관이 손을 뗄 만큼 정치적, 법률적으로 사안이 심각해진 것이다.

세션스의 결정으로 러시아 게이트가 트럼프 이너서클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면서 트럼프의 정치적 장래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됐다.

더욱이 세션스 장관 대신에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관장하게 된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강직한 평판의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러시아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했다.

이러한 상황 진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지난주 폭발하기 시작했다. 일련의 언론 인터뷰나 트위터 등을 통해 지난해 대선의 일등 공신이었던 세션스 장관에 대한 불만과 해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털어 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황은 갈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는 법무부의 전통적 독립적 성향을 백악관에 대한 반항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후임 FBI 국장 내정자인 크리스토퍼 레이 역시 인준청문회 과정에서 엄정중립을 천명했다.

트럼프의 분노가 고조하면서 그가 세션스 장관을 해임하고 충복을 그 자리에 앉혀 뮬러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종식할 것이라는 추측이 워싱턴 정가에 나돌고 있다.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 주립대 법학교수는 3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해임하고 대행을 맡고 있는 로즌스타인 부장관을 일시적으로 장관으로 승진시키는 것이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해임 결정을 지지하기는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대로 따라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로즌스타인은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한 트럼프의 최근 무차별적 비난 대상에 포함된 상태이다.

트럼프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같은 새로운 충성파 인사를 세션스 자리에 기용할 수 있으나 상원 인준 과정에서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한 불간섭 서약을 요구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이미 상원 인준을 거친 행정부 내 다른 고위 인사를 법무부 장관직에 전직시킬 가능성도 있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의회의 하계 휴회를 이용해 내년 1월 29일까지 한시적으로 법무장관을 임명하는 것이다. 반대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미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의회 휴회 기간 모든 공석 공무원을 충원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언론 등을 통해 한때 자신의 최근이었던 세션스 장관을 공개적으로 매도하고 나섬으로써 오히려 세션스 장관에게 체면치레용 명분을 안겨준 셈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아무리 측근이라도 일단 자신에게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면 가차 없이 매장하는 그의 사업가적 냉혹성과 관리자로서 부적합성이 부각됨으로써 설사 장관직을 잃더라도 세션스로서는 잃을 게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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