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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관 뚜껑 열린 살바도르 달리 ‘수염 온전히’

28년 만에 관 뚜껑 열린 살바도르 달리 ‘수염 온전히’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7-22 11:02
업데이트 2017-07-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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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관 뚜껑이 열린 스페인의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수염이 관 속에 온전히 남아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달리는 지난 1989년 1월 23일 스페인 북서부 피게레스에서 기이하고도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뒤 안장됐으나 28년 만에 딸의 친자 확인 소송 때문에 파헤쳐졌다. 그런데 관 속에서 유해가 수습된 지 하루 만에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고 영국 BBC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달리의 유해 수습 책임을 맡은 나르시스 바르달렛은 머리카락과 함께 수염이 “10 past 10” 위치에 잘 보전돼 있었다고 전했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달리와 어머니가 외도를 해 자신을 낳았다고 주장하는 마리아 필라르 아벨 마르티네스가 달리의 딸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면 스페인 주정부가 소유한 달리의 유산 중 일부를 차지할 수 있다.

20일 관 뚜껑을 열었는데 바르달렛은 다음날 아침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크 손수건을 벗기자 엄청난 감명을 받았다. 그를 몹시 보고 싶었는데 완전히 몸이 얼어붙었다. 기적과 같았다. 그의 수염은 정확히 ‘10 past 10’ 위치로 보였고 머리칼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를루이스 페누엘라스 갈라-살바도르 달리 재단 사무총장은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4시간 정도 작업해 달리의 치아, 뼈와 손발톱 등에서 DNA 샘플을 추출했으며 분석 자료가 나오려면 몇 주가 걸린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1956년에 태어난 마르티네스는 타로 점성술사로 일하고 있는데 어머니 안토니아가 달리의 집 근처인 카다퀘스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때 불륜을 저질러 자신을 가진 것으로 생전의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일랜드 출신의 달리 전기작가인 이언 깁슨은 “완벽하게 불가능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생전의 작가로부터 ‘난 임포텐트다. 위대한 화가가 되려면 임포텐트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주정부와 달리 재단 등은 충분한 고지가 안됐다는 이유로 이번 유해 발굴에 반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904년 5월 11일 카탈루냐 지방의 피게레스에서 태어난 달리는 일생에 15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1934년 부인 갈라(정식 이름 엘레나 이바노브나 디아코노바)와 공개 결혼식을 올렸지만 자녀가 없었다. 부부는 자택에서 정기적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 귀족들이 하던 주신제를 벌였는데 달리는 참여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고 둘러댔다. 1982년 갈라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달리는 운명적인 여인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살바도르 달리(왼쪽)와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마리아 필라르 아벨 마르티네스. AFP·EPA 자료사진
살바도르 달리(왼쪽)와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마리아 필라르 아벨 마르티네스.
AFP·EPA 자료사진
인부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살바도르 달리의 유해가 담긴 관을 달리 극장 뮤지엄 안으로 옮기고 있다. 뮤지엄 로비 바닥에 관을 임시 안장한 뒤 밤새 이를 개봉했는데 고인의 수염과 머리칼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게레스 AP 연합뉴스
인부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살바도르 달리의 유해가 담긴 관을 달리 극장 뮤지엄 안으로 옮기고 있다. 뮤지엄 로비 바닥에 관을 임시 안장한 뒤 밤새 이를 개봉했는데 고인의 수염과 머리칼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게레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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