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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벨트란 글러브를 외야 그라운드에 장례 지낸 사연

[MLB] 벨트란 글러브를 외야 그라운드에 장례 지낸 사연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7-18 13:52
업데이트 2017-07-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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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의 외야수 겸 강타자 카를로스 벨트란(40)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미닛메이드 파크 중견수 앞 그라운드에서 특별한 의식을 치렀다. 지난 5월 16일 마이애미 원정 경기에서 중견수로 나선 뒤 두 달 넘게 한 경기에서도 끼어보지 못한 글러브를 땅에 묻은 것이었다.

물론 장난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료 선수들은 시애틀과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대결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실시하기 전 진지한 표정으로 글러브 안장식을 엄수했다. 그는 글러브를 관처럼 담은 신발 상자를 얌전히 땅 밑에 내려놓았고 휴스턴 선수들은 모두 검은 셔츠를 걸친 채였다. 브라이언 맥캔 혼자 식을 집도한다고 검정색 신부복을 차려 입었다.

맥캔이 추모하는 동안 선수들은 동그랗게 에워싼 채 무릎을 꿇고 글러브의 영생을 기원했다. 벨트란은 이 모든 과정을 손전화 카메라로 녹화했다.

벨트란은 올해 77경기에 출전했지만 아홉 경기를 빼고는 모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A J 힌치 감독은 마윈 곤잘레스가 중견수로 워낙 잘해주고 있어 벨트란이 외야수로 경기에 나갈 일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글러브를 묻었지만 힌치 감독은 벨트란을 지명타자로 계속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러브는 그 뒤 안식을 취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의 방망이는 여전히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아홉 차례나 올스타에 뽑힌 벨트란은 3-5로 뒤진 6회 좌월 2점 홈런을 두들겨 동점을 만들었다. 시즌 12호이면서 스위치 타자인 그가 오른쪽 타석에서 뽑아낸 첫 홈런이었다. 하지만 팀은 연장 10회 끝에 7-9로 분패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의 조지 스프링거(왼쪽)가 지명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17일(현지시간) 미닛메이드 파크의 중견수 앞 그라운드에 켄 가일스가 묘비를 설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의 조지 스프링거(왼쪽)가 지명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17일(현지시간) 미닛메이드 파크의 중견수 앞 그라운드에 켄 가일스가 묘비를 설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의 브라이언 맥캔(위)이 카를로스 벨트란의 글러브 장례식을 집전하고 있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의 브라이언 맥캔(위)이 카를로스 벨트란의 글러브 장례식을 집전하고 있다.
휴스턴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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