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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특파원] 日 ‘고향세’ 유치 과열… 진주귀걸이 답례까지

[world 특파원] 日 ‘고향세’ 유치 과열… 진주귀걸이 답례까지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7-05 22:44
업데이트 2017-07-0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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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호화 제품 경쟁 고조… 정부는 가이드라인 ‘골머리’

‘후루사토 납세’의 기부자 유치를 위한 일본 각 지방자치단체의 묘안이 백출하고 있다.

답례품 과열 및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본 중앙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자, 각 지자체는 이를 비켜 나갈 묘안을 짜내면서 새로운 답례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후루사토 납세는 고향이나 자신이 원하는 소도시에 대한 기부 및 기부자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후루사토는 일본말로 고향(故鄕)이란 뜻이다.

●“선물 챙기려고 기부자 많아져”

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총무성은 최근 후루사토 납세와 관련, 기부액의 3할 이내로 답례품을 제한해 달라는 가이드라인을 각 지자체에 보냈다. 지자체가 기부자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는 답례품의 호화·고가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각 지자체는 처음에는 기부자들에 대한 감사 표시로 각 지역이 생산한 해산물, 소주, 농식품 등 소박한 특산품을 보냈다. 그러나 곧 지역 간 답례품의 호화·고가 경쟁이 시작되면서 수만엔대의 홋카이도산 게와 수만엔대의 고가 어류인 긴메다이 등 해산물 등 기부액의 6~7할가량에 해당되는 특산품이 답례품으로 기부자들에게 돌아가는 일도 일반적이 돼 버렸다. 종류도 450여종으로 늘었다.

미야자키현의 경우 기부액의 5~6할대의 와규(일본소고기)나 고가 소주 등의 답례품으로 대박을 친 바 있다. 답례품의 위력은 대단했다. 홋카이도의 네무로시는 2015년 6월부터 꽁치나 게, 성게 등 신선한 것으로 이름난 지역 해산물을 답례한 뒤 기부액이 전년도에 비해 380배가 뛰어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기부액 전국 11위를 기록한 지바현 가쓰우라시는 기부액의 7할 상당에 해당하는, 시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의 답례를 일단 중단했다. 대신 다이빙이나 낚시, 숙박 등 기부자들이 지역을 방문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답례’ 등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진주 양식이 주산업의 하나인 미에현 시마시와 토바시는 목걸이, 귀걸이 등 진주 제품을 답례로 기부자들에게 돌려 지난해 각각 7억 8700만엔(약 80억원), 5억 4700만엔의 기부금을 기록했다.

중앙정부가 진주 제품 답례에 “자산성이 높다”며 문제를 지적했지만, 대표적인 지역 특산품이라며 버티고 있다.

●기부액도 4년째 사상 최고 기록

일본 총무성은 4일 2016년도의 후루사토 기부액이 2844억엔으로 4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총무성의 “기부금 3할 이하의 답례품”이란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실행되기 전에 기부해 세금 감면도 받고, 고가 답례품을 챙기려고 최근 기부가 많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고향 경제를 살리고, 지방과 도시의 세수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2008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한국의 지자체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7-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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