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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형 핵탄두 장착 2단 ICBM”… 동북아 안보지형 요동

北 “대형 핵탄두 장착 2단 ICBM”… 동북아 안보지형 요동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7-05 22:44
업데이트 2017-07-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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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증… 손상 없이 목표수역 정확히 타격”

당장 1t 핵탄두도 탑재 가능… 北 ‘핵 ICBM 위협’ 현실화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한 화성14형에 대해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2단 ICBM”이라고 5일 밝혔다. 한국과 미국 국방 당국도 화성14형을 ICBM으로 사실상 인정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탑재할 수 있는 ICBM을 손에 넣으면서 동북아 안보지형이 급격하게 요동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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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화성14형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ICBM 탄두가 섭씨 7000도가 넘는 고열과 진동 등을 견디며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해 목표지점에 안착했다는 것은 ICBM 기술 확보의 근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북한은 “재돌입 시 전투부(탄두)에 작용하는 수천도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및 진동 조건에서도 핵탄두 폭발조종장치는 정상 동작했다”면서 “전투부는 그 어떤 구조적 파괴도 없이 비행해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탄두부가 화성12형 등에 비해 훨씬 뾰족해진 것이 주목할 만하다”면서 “재진입체 내열 기술의 진전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해 열에 강한 탄소복합재료로 탄두부를 새로 만들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 등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통상적으로 ICBM에 탑재하는 핵탄두는 중량이 600㎏을 넘지 않아야 정상적인 엔진 추력으로 1만㎞ 안팎을 비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북한 주장대로 대형 중량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면 소형화가 안 된 1t 정도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는 얘기로 당장 핵을 탑재한 ICBM 공격이 가능해진다. 사진상 탄두 부분이 다른 미사일들에 비해 커진 것으로 확인되기도 한다. 외양만 공개된 북한의 또 다른 ICBM인 KN14의 탄두 중량도 1.2t에 이른다.

화성14형의 탄두부에는 미사일 비행 과정의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텔레메트리 장치가 장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 관제팀과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궤도나 자세 등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미사일 표적 명중의 정확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발사 현장의 모니터상에는 미사일의 각도 및 엔진 압력 등이 표시됐다.

군 당국은 화성14형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내려져 고정시설에 거치돼 발사된 것이 발사 과정에서 화염 등에 의한 TEL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임시 발사 방식이라고 판단하지만 북한 측은 “무기체계의 전술적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TEL 노출을 최소화해 TEL 생존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도 둥펑2 등 일부 탄도미사일을 이런 방식으로 발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탑재된 새로운 2단 엔진이 성공적으로 연소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2~3단의 새로운 ICBM 추가 개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ICBM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이에 대한 미·일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속도가 마하 24가 넘는 종말단계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이 쉽지 않은 만큼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 또는 중간 단계 요격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화성14형의 상승 단계 최고속도는 마하 20에 훨씬 못 미쳤다”고 밝혔다. 미·일 양국이 SM3블록2A 등의 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전진 배치하는 것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7-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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