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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아파트 ‘죽음의 외장재’ 16차례나 안전 점검 통과

英 아파트 ‘죽음의 외장재’ 16차례나 안전 점검 통과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7-06-23 01:24
업데이트 2017-06-23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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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국가가 안 도와” 공식 사과

영국 런던에서 화재로 최소 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임대 아파트 그렌펠 타워를 리모델링하던 당시 관할 당국이 16차례나 안전 점검을 하고도 금지된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렌펠 타워 관할 구청인 켄싱턴·첼시구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그렌펠 타워에 대한 안전 검사를 16차례 진행했다. 2014년 8월 29일 첫 검사가 진행됐고 지난해 7월 7일 마지막으로 검사가 진행된 뒤 구청은 안전검사를 완료했다는 증명서까지 발급했다. 문제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 외벽에 부착된 외장재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이 들어간 것으로, 영국 정부는 18m 이상 고층 건물에는 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2012년 한 리모델링 업체가 그렌펠 타워 외벽에 부착할 외장재로 난연성 소재를 제안했던 사실도 드러나면서 불에 잘 타는 폴리에틸렌 소재가 최종 외장재로 사용되게 된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청 단속요원들의 역량 부족이나 관리당국의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렌펠 타워 주민을 대표하는 노동당 소속 구의원 주디스 블레이크먼은 “구청 단속요원들에게 충분한 역량이 있었는지, 그들이 무엇을 인지했는지 의심스럽다”며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줬는지, 은폐된 것은 없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화재 초기 원인이 인재(人災)가 아니냐는 지적이 확인된 것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에 대해 국가 책임을 언급하며 공식 사과했다. 메이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이번 화재는 사람들이 가장 도움이 필요로 할 때 국가가, 중앙과 지방 차원에서 돕지 않은 것”이라며 “총리로서 그런 불이행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7-06-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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