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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장소 골라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 시대

때·장소 골라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 시대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7-06-16 18:02
업데이트 2017-06-1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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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도유진 지음/남해의봄날/240쪽/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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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늘 같은 시간, 같은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직업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퇴근 전까지는 꼼짝없이 직장이 있는 지역에 머물러야 하는 게 샐러리맨의 숙명이다.

‘디지털 노마드’는 다르다. 그들은 세계 어느 곳이든 발길 닿는 곳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 각종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자유롭게 일한다. 자신에게 알맞는 업무 환경에서 집중이 잘되는 시간에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엔 아이들을 돌보거나 본인의 취미 생활을 즐긴다. 얼핏 소속 없이 일하는 프리랜서나 정보통신(IT) 산업,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기업에서만 가능한 일로 비친다. 하지만 글로벌 대기업 IBM을 비롯해 아마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웰스파고 은행 등 분야를 막론하고 원격 근무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워킹홀리데이로 떠난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의 한 회사에서 원격근무를 통해 자유를 만끽했다. 1년에 한 번 있는 여름 휴가 때나 갈 수 있던 곳으로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었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들 중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원격근무를 통해 자유롭게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디지털 노마드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알리기 위해 2015년 다큐멘터리 ‘원 웨이 티켓’ 제작을 기획했다. 이 책은 완성된 다큐멘터리 공개에 앞서 먼저 선보이는 디지털 노마드 ‘현장 리포트’다. 저자가 약 1년간 세계 25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만난 디지털 노마드는 총 68명.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더불어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의 창업자와 최고경영자(CEO)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인터뷰한 이들은 출퇴근 시간과 체력을 소모할 필요 없이 본인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 불필요한 사무실 내 잡담과 감정 소모가 줄어들고 사내 정치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원격근무의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경영자들은 불필요한 사무실 임대비를 절감하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인재를 고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라고 해서 편하고 환상적인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일할 장소를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자유는 오히려 더 엄격한 자기 관리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친구나 연인 등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자유, 이 단 하나의 차이가 삶에 가져다주는 만족감”이 상당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시작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원격근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가까운 미래라고 강조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6-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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