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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해”… 한·미 ‘사드 논란’ 봉합 수순

“한국 이해”… 한·미 ‘사드 논란’ 봉합 수순

입력 2017-06-04 23:10
업데이트 2017-06-0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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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文대통령 입장 美에 전달” 매티스 “신뢰”… 다른 언급은 없어

‘북핵·미사일’ 글로벌 최대 이슈
아시아안보회의서 北 우선적 언급
“남중국해보다 북핵 관심 더 고조”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청와대의 훈령을 전하고, 미 측의 양해를 구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앞서 한 장관은 전날 한·미 국방장관 회담 후 “사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이며 기존의 결정을 바꾸거나 미 측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드 문제는) 한·미 동맹의 정신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이해하고 신뢰한다”는 말 외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 장관은 전했다.

한 장관은 전날 일정을 마무리한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정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충실히 이야기했고 매티스 장관은 다른 언급 없이 한국 정부를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 장관은 또 “다 청와대와 조율한 것”이라며 사실상 청와대 훈령을 전달한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사드 논란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을 미 측에 전하고 양해를 구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한 장관은 그러나 보고 누락, 환경영향평가 등을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을 적시해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드 문제는 한 장관이 먼저 “한국 내 논란을 알지 않느냐”며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미국 측 반응의 의미 등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할 입장이 아니다”, “내용에 대해 내가 해석을 이리저리 말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의 보고 누락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조사가 되고 나름 정리되고 있는데 이런저런 말을 하는 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 장관은 이날 폐막한 회의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의 국방장관들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공동 대응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실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글로벌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각국 대표들은 거의 예외 없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우선적으로 언급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지역 40여개 국가의 국방장관 등 고위 국방 관계자들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전통적으로 아시아안보회의는 남중국해 분쟁 이슈가 부각되면서 미·중 간 격돌이 최대 관심사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북한이 올 들어 벌써 9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다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공언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노골화한 탓에 모든 참가자의 관심이 남중국해보다는 북한에 쏠렸다.

미국, 일본, 호주 국방장관 등이 주도한 측면이 크지만 어느 나라도 부인하지 못할 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북한 핵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미국의 경우 이번엔 매티스 장관이 강도 높게 이슈화에 나섰다. 그는 지난 3일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우리 모두에게 즉각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북한은 명백하고 상존하는 위협이어서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영구적인 핵 포기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의 대표적 우익 인사인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전날 기조연설에서 뜬금없이 주제와 전혀 무관한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거론하며 “일본은 역할을 했고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싱가포르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6-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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