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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함정에 빠졌다” 미군, 민간인 101명 죽인 오폭 시인

“IS 함정에 빠졌다” 미군, 민간인 101명 죽인 오폭 시인

입력 2017-05-26 11:02
업데이트 2017-05-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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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술탈환전 중 저격수 잡다가 폭탄 설치된 미끼건물 공습

미군이 이라크에서 발생한 최악의 민간인 폭살 사건의 하나인 두 달 전 모술 오폭을 공식 시인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모술에서 민간인들이 대거 희생된 지난 3월 공습의 조사 결과를 25일(현지시간) 밝히며 책임을 일부 받아들였다.

매트 아이슬러 미 공군 준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 전투기가 지난 3월 17일, 당시에는 ‘이슬람국가’(IS) 관할지역이던 모술의 알-자디다 인근 건물 2층의 저격수 2명을 제거하기 위해 정밀유도폭탄 1발을 발사했으나 이 폭탄이 결과적으로 건물 내에 있던 IS의 폭탄들을 터뜨렸다”면서 “이 폭발로 건물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아이슬러 준장은 “뜻하지 않은 두 번째 폭발로 건물이 급속히 무너졌다”면서 “이 때문에 IS 저격수 2명과 더불어 그 건물 아래층에 있던 민간인 101명, 서쪽 옆 건물에 있던 민간인 4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옆 건물에 있던 또 다른 민간인 36명은 아직 행방이 묘연한데 그들은 공습 직전 피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술 탈환전에 참여하고 있는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도 성명을 통해 같은 세부상황을 설명했다.

동맹군은 “IS가 상당수의 민간인이 있는 건물에 대량의 폭발물을 설치하고 나서 거기에서 (IS 격퇴전에 동참한) 이라크 정부군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모술 주민들은 그간 IS가 민간인들을 건물에 몰아넣은 뒤 그 건물 옥상에 이라크 보안군과 교전할 진지를 만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국제동맹군의 공습이 광범위한 민간인 사상자를 내는 등 부수 피해가 불가피하도록 만들기 위한 일종의 함정이라는 것이다.

모술 주민들은 WSJ 인터뷰에서 IS가 공습 때 바로 폭발할 수 있는 폭탄을 실은 차량도 건물 근처에 배치해 민간인들이 죽고 미국이 비난받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언론들은 앞서 이번 오폭으로 인해 민간이 최소 200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이슬러 준장은 이날 발표한 최종 민간인 사상자 101명에 대해 “매우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이번 모술 오폭은 사상 최악으로 평가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군 공습이 조급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오폭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 공습으로 발생한 민간인 인명피해 가운데 최대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퇴치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때부터 IS 격퇴 방안에 대해 “폭탄으로 날려버리겠다”(bomb the s*** out of‘em)는 과격한 말을 되풀이했다.

오폭 책임과 관련해 미군은 성명에서 “국제동맹군, 이라크 정부군 모두 해당 건물에 민간인들이 피신해있는지 몰랐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위협을 제거하려고 표적을 세심하게 찾아가는 정밀유도탄 GBU-38을 최적의 무기로 골라 썼다고 강조했다.

국제동맹군 조사관들은 모술 오폭 때 미군이 무력충돌법, 교전수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지휘관인 조 마틴 소장은 “희생자를 포함해 모든 관련자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국제동맹군은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민간인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가 IS를 격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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