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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참모가 대통령 지시에 이견 내는 건 의무”…계급장·받아쓰기·사전 결론 없는 ‘3無’ 체제

文 “참모가 대통령 지시에 이견 내는 건 의무”…계급장·받아쓰기·사전 결론 없는 ‘3無’ 체제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7-05-25 21:56
업데이트 2017-05-2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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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수석·보좌관 회의 운영 방향

내부격론·탈권위·팀플레이 ‘3有’
재킷 벗은 노타이 차림 격식 파괴


“우선 수보 회의(수석·보좌관 회의)는 과거 어떻게 운영해 왔다는 건 잊어 주십시오. 문재인 정부에서는 수보 회의를 문재인 정부답게, 다 함께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서 결정합시다.”(문재인 대통령)

“대통령님 지시사항에 이견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까?(웃음)”(임종석 비서실장)

“그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격의 없이 토론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는 그렇게 못하게 되거든요. 잘못된 방향에 대해서 한 번은 바로잡을 수 있는 최초의 계기가 여긴데, 다들 입을 닫아버리면 잘못된 지시가 나가버립니다.(웃음)”(문 대통령)

“소수 의견 해도 됩니까?(웃음)”(전병헌 정무수석)

“반대의견 있었다는 것도 함께 나가도 좋습니다. 미리 정해진 결론 없습니다. 배석한 비서관들도 언제든지 발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잘 모르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면 황당한 이야기로 들리더라도 자유롭게 해야 합니다.”(문 대통령)

“황당한 얘기까지 허락한다고 하시니 상당히 안심이 됩니다.”(전 수석)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1관(비서동) 3층 소회의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가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실장은 물론, 수석(전병헌 정무, 조국 민정, 하승창 사회혁신, 윤영찬 국민소통, 조현옥 인사, 김수현 사회)들과 특수활동비 보고를 한 이정도 총무비서관, 박수현 대변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회의는 ‘계급장·받아쓰기·사전 결론’이 없는 3무(無)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나도 10년 만에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는 격인데 감회가 깊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참여정부 때) 이라크 파견이 대단히 정무적인 사안이었는데 상당 기간 안보실에서만 논의되다 여론 비판을 받으니 비로소 정무에서도 논의에 참여하게 됐었고, 보다 일찍 설득해 갈 수 있던 것들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대통령 지시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국무회의도 마찬가지”라면서 “처음에는 활발하다가 가면 갈수록 담당 부처만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구경만 하게 되는데 국무회의도 똑같은 기조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격식 파괴’로 요약된다. 여름철 복장 간소화 지침에 따라 조현옥 수석을 제외한 문 대통령과 수석들은 노타이 차림이었다. 문 대통령은 회의실 입장 후 직접 찻잔에 커피를 따라서 회의 테이블로 이동했다. 수석들도 직접 커피를 따라 마셨고 모두 재킷을 벗은 편한 차림이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보 회의는 당분간 주 2회(월·목요일) 열린다. 문 대통령은 “월요일 오전에 하면 일요일 추가 근무를 해야 하는 만큼 오후에 하자”고 말했다. 실무진들이 환영했다는 후문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7-05-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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