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회원국 공백분담 이견 탓 영국 이혼합의금 ‘눈덩이’

입력 : 2017-05-19 15:05 ㅣ 수정 : 2017-05-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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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 회의록…회원국, 브렉시트 후 분담금 증가·예산삭감 반대 EU협상대표 “회원국 갈등 때문에 ‘노딜 브렉시트’ 우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뒤 그 재정지원 공백을 메울 방안을 둘러싸고 회원국간 불협화음이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담금 증가나 지원금 삭감을 회피하려는 잔류 회원국들의 항의 때문에 영국의 ‘이혼합의금’이 커지고 있으며, 나아가 탈퇴 협상이 합의없이 끝나는 상황(노딜)이 올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EU 집행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이달 초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다른 관료들에게 이런 우려를 내비쳤다.

현재 EU 27개국 회원국, 특히 주축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영국 탈퇴 후 불거질 분담금 공백을 자국이 대신 메꾸는 것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현재 영국의 EU 분담금은 독일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다른 회원국들도 영국 탈퇴로 EU 지원이 줄어드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EU 역시 섣불리 예산을 줄일 수도 없는 상태다.

이에 EU는 2014∼2020년 EU 예산 계획 당시 영국이 약속했던 분담금을 포함한 ‘이혼합의금’으로 총 600억 유로(75조원)를 청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회원국들은 합의금의 인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이런 상황을 지적하며 EU 회원국들이 영국의 이혼합의금 규모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브렉시트 협상은 실패할 수 있고, 영국은 별도의 합의 없이 EU를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의록은 “바르니에 대표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이 문제가 이번 협상의 난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만약 이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영국의 질서있는 탈퇴를 위한 협상이 실패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바르니에 대표는 다음 달 8일 열리는 영국 총선 후 영국 국내 상황이 협상 합의에 이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협상의 조속한 시작을 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융커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EU와 영국의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바르니에 대표의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일침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록은 “융커 위원장은 협상 시간표에 따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바르니에의) 포부에 우려를 표했다”고 “그는 협상의 첫 번째 단계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들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 달 초 시작이 예상되는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 영국과 EU가 이혼합의금 문제를 두고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내고 있고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EU는 영국의 ‘체리피킹’(cherry picking·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는 행동)은 없다며 이혼합의금 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진 다른 의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협상과 동시에 무역협정 체결 등 미래관계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길 원한다고 밝히며 이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양측의 반목이 계속되자 EU가 영국에 이혼합의금으로 1천억 유로(125조원)를 요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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