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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1개로 최고고도 2111.5㎞… 2~3개 묶으면 바로 ICBM

엔진 1개로 최고고도 2111.5㎞… 2~3개 묶으면 바로 ICBM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5-15 22:58
업데이트 2017-05-16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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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ICBM 중간 ‘화성12형’

지난달 열병식서 동일기종 선보여
1t 탄두 장착해도 사거리 3000km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공개한 사진 속에서 전날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이 화염을 뿜으며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공개한 사진 속에서 전날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12형’이 화염을 뿜으며 솟구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5일 공개한 사진에서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인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왼쪽 )과 지난 1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오른쪽)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미사일은 같은 기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5일 공개한 사진에서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인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왼쪽 )과 지난 1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오른쪽)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미사일은 같은 기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4일 시험 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은 중거리미사일 무수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중간 단계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대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 속 미사일은 지난달 열병식 때 공개된 ICBM급 추정 미사일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에는 KN08 개량형으로 추정됐지만 결국 IRBM으로 판가름 난 것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KN17로 명명했다.

가장 우려할 만한 점은 이번 화성12형 발사 성공을 계기로 북한이 ICBM급 사거리를 갖춘 미사일을 곧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이번에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고각발사를 통해 화성12형을 최고 고도 2111.5㎞까지 상승시켰다. 의도적으로 787㎞를 날리는 데 그쳤지만 정상 각도(35~45도)로 쏘았다면 4000~5000㎞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해도 사거리가 3000㎞를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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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사일에는 지난 3월 1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한 고출력 액체엔진이 사용됐다. 이 엔진은 추진력이 80tf(톤포스: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 정도의 주 엔진에 보조엔진 4개를 묶은 형태다. 이번에는 이 엔진에 미사일 껍데기만 씌워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단 추진체로만 돼 있었지만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 것이다. 이 엔진 2~3개를 클러스터링하거나 3단 분리 시스템을 갖추면 ICBM급으로 사거리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북한이 이번 시험 발사에서 ‘가압체계’ 특성을 확증했다고 발표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신형 액체엔진의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선 그동안 숱하게 실패한 무수단 엔진을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하강 최대속도가 마하 15~24로 ICBM급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실패했다는 점은 우리로서는 위안을 삼을 만하다. ICBM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마하 24 이상의 엄청난 하강속도를 내게 되는데 이때 6000~7000도의 고열이 발생하면서 탄두 부분이 삭마된다. 이를 버텨내야 비로소 ICBM의 위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동식발사대(TEL)가 아닌 임시 지상시설을 이용한 것도 아직은 완전한 발사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정황으로 의심된다.

화성12형의 성공으로 북한은 ICBM을 제외한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됐다. 한반도(스커드), 일본(스커드ER), 괌(무수단)에 이어 알래스카(화성12형)를 넘어 이제 남은 것은 미 본토를 겨냥한 ICBM뿐이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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