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두 시즌 연달아 10S
컵스전 1이닝 무실점 마무리, 亞 5번째 기록… 김병현 넘을 듯“오(Oh), 중요한 상황에서 항상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14일(한국시간)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시카고 컵스 타자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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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19세이브를 뽑았던 오승환은 2년 연속 빅리그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역대 다섯 번째 아시아 선수로 기록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만 따졌을 땐 역대 두 번째다.
사사키 가즈히로(일본)와 김병현이 2000~2003년 4년 연속, 사이토 다카시(일본)가 2006~2008년 3년 연속, 우에하라 고지(일본)가 2013~2015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건졌다. 오승환은 11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0번 세이브를 올릴 정도로 좋은 페이스를 뽐내 김병현이 기록한 역대 한국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세이브(36개·2002년)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35경기를 치르며 10세이브를 따낸 추세라면 산술적으론 시즌 46세이브를 거둘 수 있다. 사사키가 2001년 시애틀에서 기록한 동양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45개) 경신을 노려볼 만하다.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컵스를 상대로 세이브를 따낸 것도 의미가 크다. 오승환은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일 시카고컵스전에서 3-0으로 앞서던 상황에 등판해 3점 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를 범했는데 이날 승리를 지켜내며 깔끔하게 설욕했다.
앞으로 성적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불안한 슬라이더의 구위를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슬라이더로 평균 피안타율 .167을 기록하며 재미를 봤지만 올 시즌 .357로 치솟았다. 슬라이더를 던졌을 때 헛스윙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비율도 지난해 27.4%에서 올해 12.9%로 크게 낮아졌다. 그러다 보니 작년 초반 17경기에서 잡아낸 삼진 숫자가 22개였지만 올 시즌엔 13개로 줄었다. 이날도 13개의 투구 중 슬라이더를 단 한 개만 던졌는데 상대팀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가 이를 우전 안타로 만들어냈다.
오승환은 경기를 마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 시즌을 감안하면 아직도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며 “조금씩 나아져서 지금보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05-15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