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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장수 비결? 부모·자식 사랑에 공감한 덕분이죠”

“9년차 장수 비결? 부모·자식 사랑에 공감한 덕분이죠”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7-05-14 17:36
업데이트 2017-05-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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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찰떡 모녀 케미 강부자·전미선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잖아요. 엄마와 딸, 핏줄,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죠. 그 덕분에 공연이 꾸준히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강부자)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의 강부자와 전미선은 무대 밖에서도 모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연극이 10여년이 돼 가지만 저희 둘은 변한 게 없어요. 특히 엄마는 시대가 바뀐다고 해도 늘 그 자리에 있잖아요. 제아무리 효자라고 해도 자식과 부모의 사랑은 비교할 수 없을 거예요.” PRM아이디어랩 제공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의 강부자와 전미선은 무대 밖에서도 모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연극이 10여년이 돼 가지만 저희 둘은 변한 게 없어요. 특히 엄마는 시대가 바뀐다고 해도 늘 그 자리에 있잖아요. 제아무리 효자라고 해도 자식과 부모의 사랑은 비교할 수 없을 거예요.”
PRM아이디어랩 제공
스테디셀러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이 가정의 달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9년 1월 초연 이후 국내외에서 700회 이상 공연됐고 6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서울 공연은 이번이 3년 만. 9년차에 접어든 이 작품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극중 모녀로 호흡을 맞춰 온 주연배우 강부자(76)와 전미선(47)의 ‘케미’다. 오는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개막을 앞두고 최근 만난 두 사람은 감회가 새로워 보였다.

강부자는 “배우라면 한번쯤 서 보고 싶은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10년 가까이 된 작품을 공연하게 돼 마음가짐이 남다르다”며 “지난 시간 동안 연기자, 스태프 아무도 사고나 탈 없이 함께 호흡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즐겁고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미선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연극이라는 걸 처음 접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저는 이 연극과 함께 큰 셈”이라면서 “처음엔 너무 못했고 지금도 강부자 선생님 곁에서 배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는 더 복잡해지고 표현해야 할 것들은 더 많아져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극은 엄마의 전화 한 통 살갑게 받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사는 서울깍쟁이 딸 ‘미영’이 어느 날 연락도 없이 시골 친정엄마 집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말기암 환자인 미영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2박 3일을 엄마와 보내면서 벌어지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처음엔 스타를 내세운 신파극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부자는 “어떤 배우가 이 작품을 보고 ‘신파 아니냐’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개한 적이 있다. 세계적 명작인 셰익스피어의 ‘햄릿’ 역시 생각해 보면 신파다. 어차피 사람 인생 사는 게 모두 신파가 아니냐. 신파 속에서 명작도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엄마’라는 소재를 이용한 감성팔이식의 공연이라는 지적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의미에서다.

오랜 세월 모녀로 무대에서 함께한 덕분인지 두 사람은 선후배 연기자라기보다 실제 모녀처럼 서로에 대한 감정이 깊어 보였다.

강부자는 “오랫동안 제 딸 역할을 한 미선이에 대한 감정은 다른 연기자 후배들과는 당연히 다르다”면서 “미선이한테 아들이 있는데 그 아이도 나와 한 뿌리라고 생각될 만큼 제 친딸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미선은 “선생님은 제게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렇게 오래됐으면 선생님께 연락도 많이 드려야 하는데 제가 애교가 없다 보니 표현을 잘 못해서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그래도 드라마 ‘해를 품은 달’도 그랬고 매번 새로운 작품이 들어오면 밤늦게 대본을 들고 선생님 댁에 찾아가 여쭤보곤 했는데 아무 말씀 없이 받아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연기 생활 55년의 베테랑 배우 강부자는 그동안 어머니 연기를 많이 해 ‘국민 엄마’라고 불리지만 특히 이 작품에서 선보이는 엄마 역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했다. “연극 ‘오구’에서도 엄마 역할을 맡아 재미있게 연기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엄마를 표현하기에는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제격이죠. 가끔 ‘과연 이 역할이 나한테 맞는 역할일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암만 생각해도 저와 참 잘 맞는 역할인 것 같아요. 작품 속 친정엄마처럼 저도 세련됐다기보다 무지렁이처럼 생겼잖아요. 이 엄마를 캐리커처로 그린다면 아마 제 모습 그대로일 거예요. 그만큼 아주 제게 적역이죠. 다른 연기자들도 엄마를 많이 연기했지만 강부자가 연기하는 친정엄마가 진짜죠(웃음).”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5-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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