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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이언스] 집단의식이 외부인에 대한 편견 만든다

[달콤한 사이언스] 집단의식이 외부인에 대한 편견 만든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7-05-08 22:22
업데이트 2017-05-0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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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같은 나눔의식 결속력 높여…반면 타인에게는 적대감 드러내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문화적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직장 ‘회식’이다. 구성원들의 반강제적 참여를 전제로 하고 술잔을 돌리며 모든 사람이 한번에 술을 마시는 원샷 같은 행동은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공동 연구진은 동일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이런 ‘집단 나눔의식’(Group ritual)이 외부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배타적인 행동을 드러나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뇌과학 및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과학’ 최신호에 실렸다. 집단의식은 인류학자들이 종교를 통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분야지만 관습이나 전통을 배제하고 집단의 공유의식이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100명의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에서 수많은 점을 순간적으로 보여 준 뒤 점의 숫자를 말하도록 했다.

점의 숫자를 과대평가한 학생들과 과소평가한 학생들을 나눈 다음 각기 다른 색깔의 티셔츠를 입혔다. 그다음 일주일 동안 10~20분 동안 머리 위로 손을 올리거나 눈을 감고 손을 흔드는 등 동일한 집단행동을 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1주일이 지난 뒤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그룹과 다른 그룹에 각각 1번씩 2번 1~10달러 사이의 돈을 투자해 3배를 돌려받을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시켰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똑같이 투자금의 3배를 돌려받을 수 있음에도 자신과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사람에게는 1~3달러 정도의 적은 돈만 투자하고 같은 그룹의 사람에게는 5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사람들이 동일한 의식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인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으로 불신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니콜라스 홉슨 토론토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 사람 이상의 집단에서 최소한의 의례활동조차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이나 장벽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며 “별생각 없이 행해지는 의식활동이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7-05-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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