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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최전방서 새 타격계획 검토…도발 ‘수위조절’

北김정은, 최전방서 새 타격계획 검토…도발 ‘수위조절’

입력 2017-05-05 17:08
업데이트 2017-05-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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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전력 위협과시·대내용 ‘군사행보’…美자극은 자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대비태세와 군인들의 생활을 살피는 것으로 한반도의 ‘4월 위기’ 이후 첫 군사 행보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이 서해 연평도에서 가까운 ‘서남 전선수역’ 최남단의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한 사실을 5일 보도했다.

장재도는 연평도에서 6.5㎞, 무도는 11㎞ 거리에 있다. 김정은은 전날 이들 섬을 시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정은은 장재도방어대 관측소에서 연평도를 바라보며 우리 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 동향과 연평부대 증강 현황을 보고받고, 북한군이 새로 작성한 ‘적 대상물 화력타격 계획’을 검토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북한 장재도와 무도에는 사거리 20㎞의 122㎜ 방사포와 사거리 27km의 130mm 해안포, 사거리 12km의 76.2mm 해안포 등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무도에는 2010년 11월 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가한 해안포부대가 주둔해 있다.

김정은은 포탑이 회전하게 되어 있는 130㎜ 추정 해안포 앞에서 군인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도 나왔다. 북한은 동굴이나 엄폐된 곳에 숨겨놓은 해안포를 즉시 빼내 포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해안포 이동로에 철로와 유사한 레일을 깔아놓은 모습이 노동신문에 실렸다.

이로 미뤄 새로 작성한 장재도와 무도의 화력 타격계획도 포진지에서 해안포를 신속히 지상 발사 장소로 이동시켜 발사 후 재빨리 숨는 기습작전 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정은의 이런 행보는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장 전략적인 도발을 감행하기보다는 재래식 전력을 기반으로 한 대남 위협을 지속하겠다는 일종의 ‘수위조절’ 의도를 내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는 지속해서 ‘군사’를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김정은 나름의 대내용 ‘안보 행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이 “섬 초소 군인들의 먹는 물 문제를 완전히 푼 것이 제일 기쁘다”고 말하는 등 부대의 바닷물 정제시설과 식생활 실태 등에 관심을 기울인 것을 상당히 할애해 보도한 것도 이를 말해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꽃게 철도 다가오는 시점에 최고 지도자가 안보의 가장 중요한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내적인 메시지가 좀 더 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연평도를 바라보는 사진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포함한 군인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비중 있게 배치했다.

김정은은 이날 “인민군 최정예 포병집단은 고도의 격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일단 명령이 내리면 쏠라닥질거리는 괴뢰들의 사등뼈(척추뼈)를 완전히 분질러 버려야 한다”며 거친 대남 위협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직접 위협하는 재래식 전력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이 최근 ‘4월 한반도 위기’ 국면을 넘기면서 핵·미사일 도발 대신 재래식 전력을 과시하는 행보를 잇달아 보이는 것도 이런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창군 85주년을 맞아 원산 일대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군종 합동 타격시위’를 진행했지만, 방사포와 주체포, 자주포 등 재래식 전력만을 참가시켰다. 원산 해안가에 총집결한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포병 부대를 김정은이 직접 사열하는 등 군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한 ‘이벤트’ 성격이 짙었다.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유사시에는 언제든 군사적 대응 의지를 보이겠다는 수위조절로 해석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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