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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KT·SK, 유사 제안 거절”…삼성 “너무 단순비교” 반박

특검 “KT·SK, 유사 제안 거절”…삼성 “너무 단순비교” 반박

입력 2017-04-19 16:56
업데이트 2017-04-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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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변정황, 액수, 부담능력 따져야…KT도 크지만 삼성은 KT의 11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SK·KT의 사례를 거론하며 혐의 입증에 공을 들였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KT 등 사례와 삼성 사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개입 등 주변 정황과 액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공판에서 KT 황창규 회장과 김인회 비서실장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최씨 소유 회사인 더블루K의 ‘연구용역 제안서’와 ‘KT스키 창단 계획서’가 들어있는 봉투를 받았다.

황 회장의 검토 지시를 받은 김 실장은 ‘제안서 내용이 KT와는 거리가 있고 대금(3억원)도 지나치게 높을 뿐 아니라 더블루K 임직원도 역량이 떨어지고 전문성도 없어 보여 용역을 진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보고했다.

황 회장은 검찰에서 “대통령 검토 요청이 있던 사안이라 즉답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상당 시간이 지난 뒤에 안종범 수석에게 추진 중단에 대한 양해를 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스키단 창단 계획서에 대해서도 황 회장은 “비서실장이 스키단 규모에 비해 운영경비가 많게 책정됐고 상대(영재센터) 측도 파트너로서 신뢰하기 어려우니 창단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보고했다”며 “이 건도 대통령 검토 요청사안이라 일단 계열사에 검토 지시를 하는 등 시간을 지연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KT는 연구용역 대금이 3억원인데도 더블루K의 인적 구성에 대해 검토하는 등 신중히 판단했다”며 “삼성은 독일에 가서 216억원짜리 (승마 지원) 계약을 맺었는데도 쉽게 승낙하고 정상 계약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KT 측에서 ‘시간 끌기 작전’을 썼다는 점도 강조하며 “삼성 측이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또 “삼성은 언론에 국정농단이 보도되는데도 독일에 건너가 최씨와 비밀회동을 하고 이후에도 추가 지원하겠다는 협의도 한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KT도 작은 기업이 아닌데 이런 검증 과정을 거쳐서 지원을 거절했다”며 “삼성과 아주 다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SK가 최씨 측에서 독일 회사 ‘비덱 스포츠’로 해외 전지훈련비용 50억원을 직접 송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가 거절한 사례도 언급하며 “돈을 요구한 단체가 정상적이지 않은 곳이라 판단해 거절한 것”이라고 특검은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에 이 부회장 측은 “단순 비교는 문제가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변호인은 “청와대에서 얼마나 관여됐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대응이 크게 달라진다면서 주변 정황과 액수, 부담능력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삼성의 금액은 KT의 11배가 넘는다. KT도 큰 회사이긴 하지만 사회공헌 비용의 규모 자체가 다르고 부담 능력도 큰 차이가 있다”며 “특검은 영재센터 지원액 20억원을 비슷하다고 했는데, 11배를 적용하면 KT는 330억원을 제안받은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이걸 ‘같은 제안’을 받았는데 태도가 다르다고 하는 건 너무 단순 비교”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은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서 전지훈련을 지원할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KT는 더블루K가 KT와 연관되지 않는다고 거절할 명분이 충분히 있었다”고 부연했다.

또 “삼성은 대통령 독대 과정에서 올림픽 지원을 못 한다고 상당 시간 질책받았다. 삼성은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15년에 결정이 있어서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고 대통령 질책까지 받은 상황”이라며 “KT도 대통령에게서 ‘왜 안 하냐’고 질책 받았다면 ‘전문성이 없으니 안 하겠다’고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KT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것을 꼬집으며 “그렇게 합리적으로 검증하고 따졌으면 왜 미르와 K재단엔 출연했나. 미르나 K재단의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하고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출연한 것인가”라고도 따졌다.

‘시간 끌기’에 대해선 “KT의 경우 요청 자체가 비정상적인 게 많아서 삼성과 다르다. 또 문제가 된 4월에서 8월 사이는 이미 대통령 임기 말기인데다 최순실 문제가 점점 보도되면서 시간 끌기 형태로 최종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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