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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제왕적 대통령제 도입...2019년 첫 투표

터키, 제왕적 대통령제 도입...2019년 첫 투표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4-17 13:25
업데이트 2017-04-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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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종식...에르도안 대통령 ‘술탄’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 연합뉴스
터키가 약 1세기만에 ‘국부’ 아타튀르크 체제에 종언을 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 밤 개헌안 국민투표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터키 선거관리위원회(YSK)에 따르면 찬성투표가 51.3%로 반대투표를 2.6%포인트 앞섰다. 찬반 격차가 3%포인트에도 못 미치는 결과로, 투개표 공정성 시비가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수도 앙카라, 에게해 연안 이즈미르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와 마르마라·에게해 연안도시에서는 반대투표가 앞섰지만, 코니아, 카이세리, 요즈가트, 시와스 같은 보수적인 내륙 도시에서 찬성 몰표가 쏟아졌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슬람주의와 반서방 기조와 분열전략이 이번에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헌법에 따른 정부구조가 2019년 11월 대선·총선 이후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헌에 터키 정치권력구조가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속칭 ‘제왕적 대통령제’로 전환된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3년 공화국을 수립한 지 약 1세기 만에 의원내각제가 폐기된다.

새 헌법에 따라 총리직은 없어지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부통령직위가 신설된다.

대통령은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수 있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대통령이 판·검사 인사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사법부 장악력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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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한 이스탄불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이스탄불 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한 이스탄불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이스탄불 AP 연합뉴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5년으로 같아졌고, 같은 날 동시에 선거를 치른다. 첫 선거는 2019년이다.

대통령은 1회 중임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조기 대선·총선을 시행하는 권한을 갖고, 임한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조기 대선에 또 출마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임 조항에 따라 2029년까지 집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 만료 직전 조기 대선을 시행한다면 2034년까지도 재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헌으로 그간 ‘21세기 술탄’으로 불린 에르도안 대통령이 명실상부한 국정 1인자로서 더욱 막강한 권한을 틀어쥐고 초장기간 집권할 수 있는 제도기반을 마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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