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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세트’로 조부 생일상 차린 北 김정은

‘미사일 세트’로 조부 생일상 차린 北 김정은

입력 2017-04-16 13:54
업데이트 2017-04-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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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에 ICBM·북극성·대함미사일·스커드-ER 등 총동원

“호전적인 손자는 미사일 세트로 할아버지 생일상을 차렸다.”

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열병식을 지켜본 정부의 한 당국자의 관전평이다.



북한은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개발한 일명 ‘주체무기’와 ‘주체탄’ 등을 모두 동원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업적’을 과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번에 공개한 무기는 대부분 전략·전술 미사일이 주를 이뤘다.

포신이 길어진 ‘주체포’와 선군호 전차, 300㎜ 신형 방사포, SA계열 지대공미사일, 스커드-ER 등의 무기나 흰색 군복의 생화학부대, ‘카이 샷’이 달린 헬멧을 쓰고 얼굴에 위장크림을 잔뜩 바른 특수부대원들의 모습도 나왔지만, 눈길은 단연 각종 미사일에 쏠렸다.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발사관만 공개했다.

한 축의 바퀴가 7개 달린 트레일러와 바퀴가 8개 달린 차량에 각각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은 러시아아의 신형 ICBM ‘토폴(Topol)-M’과 중국 둥펑(東風·DF) 계열의 ICBM과 모양이 흡사했다.

최근 배치된 토폴-M은 사거리 1만㎞에 이른다. 미국 미사일방어망(MD)도 뚫어버리는 ‘괴물’로 불리는 토폴-M은 3단 고체 추진 ICBM이다. 지난 2010년 러시아 승전 기념 퍼레이드에서 위용을 드러낸 바 있다.

중국 ICBM인 둥펑 31A도 최대 사거리가 1만3천km에 달해 미국 서부 해안까지 도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2015년 9월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서 공개된 데 이어 이듬해 2월 발사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은 바퀴 8개 차량에 탑재된 또 다른 ICBM 원통형 발사관을 공개했는데 이는 KN-14(KN-08 개량형)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탄두에 흰색 무늬가 있는 미사일은 KN-08 개량형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무수단 개량형일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실린 차량의 바퀴를 철판으로 가려 정확한 바퀴수가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KN-08, KN-14를 아직 한 번도 시험 발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시험발사로 500㎞를 비행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도 열병식에서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북한 매체에 제작 사진이나 비행 사진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실물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개발 중인 대함탄도미사일(ASBM)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발사 차량에 4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모습이었으나 실제 탄체는 드러내지 않았다. 외관상 우리 해군의 하푼 미사일과 유사했다.

북한은 유사시 원산, 남포 일대 등으로 접근하는 미국 항공모함과 함정을 겨냥해 ASBM을 개발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2015년 6월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함정에서 신형 함대함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는데 당시 미사일 발사관도 이번에 공개된 것과 유사했다. 북한 함정에 4개 발사관이 설치된다. 이번에 차량에 탑재한 4개 발사관이 당시 것과 같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월 발사에 성공한 ‘북한판 패트리엇’인 신형 지대공 유도무기도 공개했다.

KN-06(번개5호)로 불리는 이 유도무기는 수직으로 세워진 발사관에서 튀어나와 점화되어 날아간다. 북한은 SLBM과 북극성 2형 등에 ‘콜드런치(냉발사)’ 방식으로 불리는 이런 발사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장갑차량에 탑재된 ‘자행고사로켓’(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도 나왔다.

가운데 접시 모양이 안테나가 있고 양쪽으로 4발씩 들어있는 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주로 헬기 저격용으로 사용 중이다.

북한이 이번 공개한 무기는 시험 발사한 적이 없는 ICBM을 빼놓고 시험발사 때 모두 김정은이 참관한 것들이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실제 공격 능력을 보여주고자 ICBM 등 전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우리 군 방어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해 각종 전술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 생산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정은이 그의 조부인 김일성 생일에 맞춰 여명거리를 준공하고, 이번 열병식에 그가 집권한 이후 개발한 소위 ‘주체무기’를 모두 동원한 것은 ‘핵-경제 병진노선’ 채택의 정당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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