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 땐 대중 압박 성격 강해
15일쯤 한반도 해역 도착하면 北태양절과 맞물려 긴장 최고조싱가포르에서 호주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지난 8일 유턴한 미국의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의 최종 목적 해역과 도착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군사적 메시지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트 미국 행정부가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으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역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11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외교위원회를 19년 만에 다시 설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의 정책변화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사진은 당초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마치고 호주로 향하려다 한반도로 15노트의 속도로 북상 중인 칼빈슨호의 활주로 위에 전투기와 장비가 도열한 모습.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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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현재 칼빈슨호 전단은 15노트(시속 약 30㎞) 정도의 속도로 서서히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지난 10일 칼빈슨호가 함재기 기동훈련을 하면서 남중국해를 통과하고 있다는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하기도 했다.
일부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칼빈슨호 전단과 해상자위대 간 연합훈련을 미국 측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희망하는 훈련 해역은 동중국해 또는 규슈 서쪽 해역으로 전해졌다. 칼빈슨호 전단이 동중국해를 목적지로 삼는다면 대중 압박 성격이 강하다. 수시로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진출을 꾀하는 중국을 봉쇄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규슈 서쪽 해역, 즉 한반도 남쪽 해역이라면 다분히 대북 무력시위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 속도로 오는 15일쯤 한반도 해역에 도착할 경우, 북한의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맞물려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양수겸장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칼빈슨호는 태평양 위아래 지역을 자유롭게 다닌다”며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탰다. 다음달 로널드레이건호의 정비와 수리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칼빈슨호가 서태평양에 머문다면 미국의 대북·대중 동시 압박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 주는 셈이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4-13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