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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신용등급 추락 17년 만에 ‘정크’… 왜?

남아공 신용등급 추락 17년 만에 ‘정크’… 왜?

김규환 기자
입력 2017-04-04 22:46
업데이트 2017-04-0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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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불안·랜드화 약세 탓… 대통령 사퇴 압력 커질 듯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신용등급이 17년 만에 정크(투기) 등급으로 추락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강등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가 정크등급 중 가장 높지만 남아공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투기 등급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S&P는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사퇴 압력을 받는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내각 개편에 따른 정정 불안과 불확실성, 이에 따른 랜드화 약세 등이 등급 강등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달러당 랜드화 가격은 지난주에 7% 이상 곤두박질쳤다.

무디스도 지난 주말 남아공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현재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보다 2단계 위로 매기고 있지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해 강등을 예고했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주 일방적으로 10명의 장관을 교체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개혁 성향인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자신의 측근인 말루시 기가바 전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앉힌 게 재정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남아공은 신흥시장 대표주자인 ‘브릭스’의 일원으로 한때 강력한 성장세를 자랑했지만 2009년 침체를 겪은 뒤 성장세 둔화로 고전해 왔다. 전문가들은 재무장관 해임으로 가뜩이나 2009년 경기 침체 이후 최악의 부진에 빠진 남아공 경제가 더욱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아공 실업률은 무려 27%까지 치솟았다.

신용등급 강등 사태로 주마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력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야당은 물론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연정 파트너인 남아공공산당(SACP)이 주마 대통령의 사임 요구 대열에 합류했다. 칼레마 모틀란테 전 남아공 대통령은 “주마 대통령은 남아공의 신용을 무너뜨리는 무모함을 보여 주고 있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4-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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