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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 알수 있는 ‘마법의 알사탕’

속마음 알수 있는 ‘마법의 알사탕’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7-03-29 22:34
업데이트 2017-03-2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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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작가의 신작 동화 ‘알사탕’

아이들의 세계와 눈 맞춤하는 상상력, 위트 넘치는 캐릭터, 정성 깊은 작업으로 그림책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된 백희나(45) 작가. 그가 이번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법의 알사탕을 아이들에게 건넨다. 먼저 손 내밀지 못하던 아이, 동동이의 성장을 그려낸 신작 그림책 ‘알사탕’(책읽는곰)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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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이는 늘 혼자 논다. 먼저 말을 걸고 낄 용기가 없어 혼자 치는 구슬치기가 재미있다고 합리화한다. 친구를 만드는 대신 새 구슬을 사는 것으로 허전한 마음을 채우려는 아이에게 문방구 할아버지는 구슬보다 영롱한 알사탕 한 봉지를 권한다.

동동이의 집에서는 아이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다는 것과 엄마의 부재가 자연스레 엿보인다. 동동이는 알사탕을 하나씩 입에 넣어 본다. 그때부터 마법의 시간이 찾아오고 아이는 경이로운 감각에 눈을 뜬다. 소파와 비슷한 무늬의 알사탕은 진한 박하향으로 코를 뻥 뚫어놓더니 말을 걸기 시작한다. “너희 아빠 보고 방귀 좀 그만 뀌라고 해. 숨 쉬기가 힘들어.” 사탕이 다 녹자 목소리도 사라진다.

애완견 구슬이의 털무늬를 닮은 사탕을 먹으니 “늙어서 너와 잘 못 놀아준다”는 구슬이의 진심이 들린다. 아빠의 턱수염을 닮은 사탕을 머금으니 잔소리 대장인 아빠가 실은 동동이에게 끊임없이 “사랑해”라고 말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수줍기도 하지만 아이는 아직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도 교감할 줄도 모른다. 그래서 스스로를 홀로 유폐하는 게 익숙한 아이에게 알사탕은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향하는 통로를 내준다. 알사탕이 허무는 일상과 환상의 경계는 한번도 먼저 입밖에 내지 못했던 말을 꺼내게 하는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이번에도 작가는 찰흙과 비슷한 스컬피로 빚어 구운 캐릭터들에 개성 넘치는 표정을 그려넣고 실내외 배경과 소품들을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마법을 부려냈다.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장은 페이스북에서 “알사탕을 먹는 동안의 그 시간,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는 시간과 그 시간에 이뤄지는 상상들, 그 속에서 아이는 성장하고 스스로 세상에 나아간다”며 “이 책은 적잖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상찬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3-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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