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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미래를 만드는 통찰

공상, 미래를 만드는 통찰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17-03-24 17:54
업데이트 2017-03-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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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잠수함·복제기술·AI자율차… SF소설 등장한 지 50년 내 현실로

SF의 힘/고장원 지음/추수밭/460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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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신기술은 발명가나 과학자의 머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이의 오랜 갈망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사진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여러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영화 ‘아이, 로봇’의 한 장면.
대다수 신기술은 발명가나 과학자의 머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이의 오랜 갈망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사진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여러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영화 ‘아이, 로봇’의 한 장면.
서구에선 한때 교통사고로 사망한 영국의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복제인간으로 길러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내용은 이렇다.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의 시신을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운반하던 중 한 간호사가 피부조직 일부를 떼어내 과학자에게 거금을 받고 팔았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이 과학자는 세포배양과 복제에 성공했고, ‘그녀’가 20세가 되는 해에 공개하겠다고 장담했다. 그게 올해다. 그의 약속대로 우리는 올해 환생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현실에서 진지하게 이런 말을 했다간 ‘미친×’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공상과학소설(SF)이란 몽상 또는 부질없는 생각의 총체 정도로 치부되니 말이다. 사실 대다수 신기술은 발명가나 과학자의 머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이의 오랜 갈망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존재하는 아이디어의 원형, 그게 바로 SF다. 새 책 ‘SF의 힘’은 공상을 현실로 바꿔 온 SF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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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가 1914년 ‘해방된 세계’에서 원자폭탄의 연쇄 핵반응을 다뤘을 때만 해도 아인슈타인 등 물리학자들은 핵폭탄이 가능할 것으로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1945년 미국은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의 원폭 실험에 성공했다.

1869년 출간된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는 19세기 말 미 해군이 개발한 기계 동력 잠수함의 모티브가 됐다. 1932년 출간된 올더스 헉슬리의 장편소설 ‘멋진 신세계’는 오늘날 주목받는 인간 복제기술의 기본 원리를 묘사했고, 아서 C 클라크는 1945년 인공위성을 통한 통신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견했으며, 아이작 아시모프는 1950년 ‘아이 로봇’에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를 등장시켰다. 이 밖에도 SF 작가들의 선견지명을 보여 주는 사례는 많다. 이는 SF가 ‘용한’ 점쟁이 식의 예측을 넘어 미래 창조의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는 방증이다.

SF의 중요한 덕목은 단순히 미래를 전망하는 것을 넘어 독특한 ‘가정법’을 동원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도록 유도했다는 것에 있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법하다고 여겨 왔던 SF의 상상이 당장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일을 가늠하는 ‘SF의 힘’이다. 과학칼럼니스트이자 SF 평론가인 저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미래 사회의 핵심 과제를 10가지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7-03-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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