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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50대 가장은 왜 英테러범으로 돌변했을까

평범했던 50대 가장은 왜 英테러범으로 돌변했을까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7-03-24 22:48
업데이트 2017-03-2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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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전직 영어 교사… 운동 좋아했다” IS, ‘감시 허술’ 노려 의도적 선동한 듯

‘빈틈’ 보인 英정부 책임론 거세게 일어
英 경찰 “2명 추가 체포… 총 9명 구금”

영국 런던에서 22일 자동차·흉기 테러를 벌인 범인이 영국 태생의 칼리드 마수드(52)로 밝혀지면서 평범한 삶을 살던 50대 가장이 어떻게 테러리스트로 돌변했는지 관심이 쏠린다. 그가 테러 요주의 인물로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단체의 포섭 대상 1순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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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서 런던 테러 희생자 애도
전 세계 곳곳서 런던 테러 희생자 애도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23일(현지시간) ‘런던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한 시민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런던 AP 연합뉴스
런던 경찰청은 23일(현지시간) 마수드가 1964년 12월 남부 켄트주에서 태어났고 최근까지 웨스트미들랜드주 버밍엄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무슬림으로 개종한 마수드의 출생 당시 본명은 아드리안 러셀 아자오라고 밝혔다.

버밍엄의 이웃은 그를 부인과 아이 셋이 있고 정원 잔디 깎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시민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전직 영어 교사였으며 평소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에 심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다만 일부 이웃은 “마수드가 종교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일 때는 이중인격자처럼 험상궂게 표정이 변했다”면서 “그는 종종 영국인이 자식을 똑바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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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서 런던 테러 희생자 애도
전 세계 곳곳서 런던 테러 희생자 애도 독일 수도 베를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브란덴부르크문이 23일(현지시간) ‘런던 테러’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 색깔 모양의 조명을 밝히고 있다. 브란덴부르크문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에펠탑과 이스라엘 텔아비브 청사 등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에서 영국과의 연대를 나타내는 행동이 이어졌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마수드는 1983년부터 2003년까지 폭행, 상해, 무기 소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수차례 기소됐다. 전과기록으로만 보면 39세 때인 2003년 12월 칼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14년간 조용히 살아 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마수드가 몇 년 전 폭력적인 극단주의와의 관련성이 의심돼 보안부(MI5)로부터 한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그동안 ‘테러 주변부’ 인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관리하는 MI5는 현재 3000여명을 테러 의심자 명단에 올려놨지만 이 중 요주의 인물 500여명만 철저히 감시해 영국 정부가 테러 예방에 실패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IS가 테러 주변부 인물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순진한 마수드를 의도적으로 선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테러 전문가 라파엘로 판투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테러 단체들은 요즘 요주의 인물이 아닌 테러리스트 후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이날 부상자 가운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75세 남성 레슬리 로드가 숨져 이번 사건 사망자는 마수드를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마크 로울리 경찰청 치안감은 24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2명을 체포해 모두 9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면서 “마수드의 범행을 지원한 배후가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3-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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